듣고도 못 믿을 軍최악 보직→평생 GOP· 한달 200시간 추가근무·수당 無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5일 09시 11분


코멘트
우리 군의 최전방 GOP(전초기지) 모습. GOP앞에는 감시초소(GP)가 운용되고 있다. ⓒ 뉴스1 DB
우리 군의 최전방 GOP(전초기지) 모습. GOP앞에는 감시초소(GP)가 운용되고 있다. ⓒ 뉴스1 DB
최근 상대적 박탈감, 열악한 근무환경 등에 대한 군 간부들의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이번엔 “한달 추가 근무만 200시간이 넘는다. 추가 근무가 한달 100시간이 넘지 않도록 해주면 안되겠는가”라는 하소연이 등장했다.

주 5일 근무 기준으로 하면 ‘하루 5시간까지는 근무시간 외 근무를 기분좋게 하겠다’는 말이여서 듣고도 믿기지 않는다.

5일 군관련 제보 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이른바 최악의 보직이 등장했다.

간부와 용사들은 나라를 위한다는 한마음에서 각자 맡은 보직에 충실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른바 ‘꿀보직’과 ‘최악의 보직’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꿀보직은 상대적으로 몸과 마음이 편하거나, 혜택이 좋거나, 경우에 따라 진급 등에 자료가 되는 가산점 등이 좋은 곳을 말한다. 최악의 보직은 그 반대.

이날 육대전에는 자신을 최전방 정보기지에서 근무한다는 A간부의 가슴 먹먹한 호소가 등장했다.

우리군은 북한군 동태를 감시하고 즉각 대응하기 위해 최전방에는 감시초소(GP), 일반전초기지(GOP), 통신중계소, 레이더 기지 등과 함께 ‘정보기지’를 운용한다.

A간부는 똑같은 최전방 근무지만 GOP와 정보기지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고 소개했다.

GOP의 경우 △ 24시간 교대 근무 △ 한 달에 반 이상은 집에 못 들어감 △ 이런 점을 감안해 후방부대에 비해서 진급, 상여금 등에 가산점 △ 2년 근무후 후방근무 지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기지는 이와 다르다고 했다.

최전방에만 운용하는 까닭에 “10년, 20년, 30년을 GOP에서만 근무해야만 한다”며 바로 그런 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정보기지 간부들로 최초 임관 시 GOP로 명령받아 전역할 때까지 GOP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것.

A간부는 “다른 곳으로 갈 수는 있지만 그 다른 곳이란 다른 사단 GOP, 다른 군단 GOP”라며 “군 생활 평생을 GOP에서 24시간 교대 근무, 한 달에 반은 집에 못 들어간다”고 했다.

그런데도 “GOP 간부들과 같은 진급 및 상여금 가산 등의 혜택이 없다”며 “모든 정보기지 간부들이 다 GOP에서 근무하니까 일부 인원만 특혜를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고 했다.

특히 “육군 규정에는 격오지로 돼 있지만 상급부대 지침상 격오지 근무 인정을 못 받고 있다”고 했다.

A간부를 더욱 힘들게 하는 건 “한 달에 시간외 근무만 200시간이 넘는다”는 점이다.

살인적인 근무를 하고 있지만 “초과근무수당은 일일 4시간, 월 57시간까지만 보상받을 뿐이다”며 “소방, 교정, 경찰 같은 현업 공무원들처럼 휴일근무수당이나 야간근무수당 같은 현실적 보상은 그림의 떡”이라고 했다.

A간부는 금전적 보상이 없다면 “과로 예방을 위해 시간외 근무 상한선을 적용해 주거나 적절한 휴식 을 제공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고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이런 상황이기에 “언제 퇴근할지 모르니 약속도 쉽사리 잡지 못하고 밤을 새우고 퇴근하기에 집에 와서 뻗으면 하루가 끝이다”며 “아이 있는 집에선 잠만 자다가 출근하는 아빠가 되고 아내에게는 독박 육아를 시키는 못난 남편이 됐다”고 자괴감을 토로했다.

또 “후배들에게 ‘나때는 더 힘들었다, 우리 근무 이해 못 해주는 사람과는 결혼하면 안 된다’라는 말을 하는 선배가 될 생각을 하니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에 A간부는 △ 격오지 군인의 현업 공무원(군무원) 추진 △ 혁신적인 보직 교류 △ 시간외근무명령 월 100시간 상한선 적용 △ 일 8시간 이상 시간외근무자들에 대한 휴식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출퇴근하는 것이 저희들의 꿈이다”며 평범한 꿈조차 꿀 수 없는 처지를 이해해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한편 이에 대해 육군은 “인사관리규정에 의거, 편제에 의한 군 간부 보직 및 인사교류를 시행하고 있다”며 “영상감시 등의 특기를 획득한 인원은 군단(GOP 또는 격오지부대) 및 정보부대 등에 보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임무의 특수성을 고려 순환근무제도(3일 근무: 2~3교대/2일 휴일)를 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GOP 및 격오지 부대에서 임무수행하고 있는간부들이 ‘인사경력 우대’, ‘특수지근무수당’ 및 ‘장려수당’ 지급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시행 중에 있다”며 A간부가 다소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군은 수당의 현실화, 작전 및 훈련 후 충분한 전투휴무 보장 등 군 간부 처우 및 복지여건 개선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