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은 비속어, 측근은 막말… 부끄러운 한글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9일 12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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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비속어, 권성동 막말 논란 비판
권성동 “민주당 ‘선택적 환청’…폭언 프레임”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9일 한글날을 맞아 낸 논평에서 “국가를 대표해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이 비속어를 쓰고, 직전 야당 지도부였던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막말을 일삼는 모습은 국민을 통탄하게 한다”고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제576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바른 말과 품격 있는 정치를 다짐합니다”라며 낸 논평에서 “자랑스러운 한글을 아름답게 쓰고 지켜야 할 정치권이 우리 말을 어지럽히고 함부로 쓰고 있어 부끄러운 하루”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최근 해외 순방 도중 불거진 ‘이XX’ 등 비속어 논란과 함께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도중 논란이 된 국민의힘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막말 파문을 비판한 것.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을 향해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라고 한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 전 원내대표는 당시 국감장에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질의하던 도중 “정의당에 있다가, 민주당 정부에 가 있다가, 또 윤석열 정부 밑에서 일을 하고 무슨 뻐꾸기냐. 이 둥지 저 둥지 옮겨가며….”,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다.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 하러 그런 짓을 하느냐” 등의 발언을 했다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김 이사장은 “신상에 대한 폭언에 가까운 말은 사과해달라”고 항의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막말 퍼레이드가 계속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안 수석대변인은 “더욱이 두 분 모두 거짓 해명으로 국민의 청력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국민 소통을 강조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왜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지 깊이 자성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은 불통을 넘어서 공감과 소통의 대한민국을 위해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편 권 전 원내대표는 막말 및 폭언 논란이 이어지자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김 이사장한테 혀 깨물고 죽으라고 한 적이 없다”며 “김 이사장처럼 정치인이 신념을 버리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연명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니, 나였으면 ‘혀 깨물고 죽었다’는 취지”라고 했다. 김 이사장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그는 당시 국회 속기록을 링크하며 “민주당의 ‘선택적 환청’은 끝이 없다. 나에게 ‘폭언’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말꼬리 잡아서 본질을 흐리지 말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서용주 상근부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권 의원이 피감기관장에게 ‘혀 깨물고 죽으라 한 적 없다’고 강변하고 민주당의 ‘선택적 환청’이라며 적반하장을 시전했다”며 “윤 대통령은 청력 테스트, 권 의원은 국어테스트로 언제까지 온 국민을 우롱할 참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나 권 의원이나 국민에게 사과할 수 없다는 오만이다. 초록이 동색이란 말이 떠오른다”며 “비속어와 막말도 나쁘지만, 거짓말이 더 나쁘다. 정부·여당은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냐”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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