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 외교 재개한 김정은, 국제 사회 존재감 과시 의도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2일 13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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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퇴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등과도 친서를 주고받았던 김 위원장이 친서 외교를 재개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22일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친서를 주고받았다고 발표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북남 수뇌분들께서는 서로가 희망을 안고 진함 없는 노력을 기울여나간다면 북남 관계가 민족의 염원과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견해를 같이하시면서 호상 북과 남의 동포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하셨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친서 교환을 통해 문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과시하는 한편 호전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2020년에도 친서를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이 2020년 9월 코로나19와 태풍을 함께 이겨내자는 친서를 보냈고 김 위원장은 이에 화답하는 편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수차례 친서를 교환하면서 남북 관계 회복을 논했고 이는 통신 연락선 복원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 밖에도 김 위원장은 그간 이른바 친서 외교를 통해 타국 지도자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국제 사회에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등 존재감을 부각해왔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등에게 친서를 보내왔다.

2020년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확진되자 김 위원장은 위로 전문을 보내 “나는 당신과 영부인이 하루빨리 완쾌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당신은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당신과 영부인께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올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개막과 폐막 때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친서를 보내 축하했다. 이를 놓고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의 심기를 살피며 대미·대남 도발 재개 여부를 놓고 저울질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4년4개월 만에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친서 외교를 재개했다고 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은 북중 정상 간의 구두 친서 또는 축전 교환 등을 통해 북중 우호 관계를 대내외에 의도적으로 과시했다”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함으로써 양 정상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북미 협상을 성공시키려 했으나 북미 간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결국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노딜로 귀결됐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이후에도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함으로써 북미 관계를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대내외에 공개함으로써 대미 영향력을 과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수시로 공개함으로써 그가 북한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 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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