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포착’ 한국 첫 정찰위성, ‘스페이스X’ 로켓에 태워 띄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0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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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만든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출처=AP 뉴시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만든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출처=AP 뉴시스
우리 군의 첫 정찰위성이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스페이스X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기업이다. 군은 내년 말 첫 발사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군용정찰위성 5기를 500여㎞ 고도의 지구 궤도에 안착시킬 예정이다. 이 정찰위성이 북한 핵·미사일을 조기에 탐지·추적·파괴하는 대북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인 ‘눈’ 역할을 해줄 것으로 군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 5기 정찰위성, 2시간 마다 北 전역감시
10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갖춘 정찰위성 1기가 내년 말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된다. 이 위성은 ‘425사업’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5기의 정찰위성 중 하나다. 425사업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정찰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2017년 8월 현 정부에서 사업이 본격화돼 SAR 정찰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장비(IR) 탑재 정찰위성 1기 개발에 1조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SAR 정찰위성은 레이더 전파를 활용한다. 주·야간, 악천후에도 반사된 레이더파를 통해 정밀한 지상 지형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EO/IR 위성은 빛 반사를 이용해 30㎝ 물체까지 식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스페이스X와 계약을 했다. 올해 2월 미국 정부의 발사체 수출 승인조치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나머지 4기의 정찰위성도 스페이스X에 실어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찰위성을 쏴 올릴 로켓으로 팰컨9이 확정된 건 고체연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엑체연료 기반이라는 점이 비중 있게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액체연료 기반의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첫 발사에 나섰지만 실패한 바 있다. 정찰위성 5기는 모두 800㎏~1t 무게의 중형 위성으로 지난달 30일 우리 군이 시험발사에 성공한 고체연료 기반 우주발사체에도 탑재가 어렵다. 팰컨9은 2020년 우리 군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를 탑재한 로켓이기도 하다.

내년 말부터 2027년까지 5기가 순차적으로 궤도에 안착하면 우리 군은 2시간마다 북한의 미사일 기지나 핵실험장 등 주요시설 정보를 자체 수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우리 군은 정찰위성(KH-12) 등 미 정찰자산에 대북 정찰정보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 초소형 위성 발사도 추진
425사업과 별개로 군 당국은 중형 위성보다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작고 가벼운 초소형(큐빅) 및 소형 정찰위성을 띄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찰위성 5기가 보지 못한 감시공백 시간대를 수십 기의 초소형 군집 위성들로 보완하겠다는 것. 지난해 30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우주발사체도 초소형 군집 위성들을 500여㎞ 고도에 올리는데 활용하려는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정찰위성들의 한계도 지적하고 있다. 북한이 정찰위성과 지상기지국 간 통신주파수에 대한 전파교란(jamming)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 이를 방어할 만한 마땅한 기술이 없다면 위성이 유사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찰위성이 전력화되기 전 킬체인과 위성을 어떻게 연동시켜 운용할지 세부적인 계획도 조속히 마련돼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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