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림픽 보이콧’ 카드 만지작…‘남북이벤트 기대’ 文정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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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7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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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년 2월 개최 예정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보이콧을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사실일 경우 ‘올림픽을 계기 남북이벤트’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고민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의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는 1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부 관리들의 베이징올림픽 불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단 미국 선수단은 출전시키되 정부 인사들만 가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이다. 보이콧 카드를 꺼내든 배경은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한다.

로긴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직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종 권고가 이미 전달됐고 이달 말쯤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CNN도 같은 날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관련 기사를 다뤘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여전히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했다.

미국이 앞장서서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현실화 할 경우, 이는 동맹국과 우방국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로긴은 “바이든 행정부는 관련 내용을 동맹국들에게 알리되 미국의 선례를 따를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날 ‘탐색전’으로 끝난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갈등이 첨예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호의 ‘동맹국 줄세우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이 동맹국에 강요하지 않더라도 일본과 같은 미국의 핵심 동맹이 ‘정치적 보이콧’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인권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우리로서는 고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공식적으로 언급은 안했지만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남북미중 정상 간 종전선언 서명에 대한 기대감을 접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은 ‘올림픽과 한반도 평화’라는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재현을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외교가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이같은 문 정부의 구상은 바이든 대통령 불참이 확정될 경우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동맹국과 우호국 정상들의 연쇄 불참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인권 공동 대응에 한국이 배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박 교수는 “워싱턴 내에서는 한국이 역사·문화·경제적인 측면에서 결국 중국 쪽으로 경사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있다”며 “향후 어떤 정부가 오더라도 미국의 의구심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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