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연평도 포격 도발→포격전’ 명칭 변경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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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31일 1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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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 연평면 평화공원 내에 있는 연평도 포격 전사자 고 서정우 하사(왼쪽)과 문광욱 일병의 추모비 <자료사진> © News1
인천 옹진군 연평면 평화공원 내에 있는 연평도 포격 전사자 고 서정우 하사(왼쪽)과 문광욱 일병의 추모비 <자료사진> © News1
국방부가 지난 2010년 발생한 ‘연평도 포격 도발’의 공식명칭을 ‘연평도 포격전’으로 바꾸기로 했다.

3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 같은 지시를 육해공군 등 각급 부대에 하달했다. ‘연평도 포격전’ 용어 사용에 대한 전사자 유족과 해병대의 건의가 마침내 받아들여진 것이다.

북한군은 2010년 11월23일 황해남도 옹진반도 개머리 진지에서 우리 측 대연평도를 향해 170여발의 포를 쐈다.

이에 우리 군도 K-9 자주포를 80발 가량 쏘며 대응했으나 이 과정에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등 해병대원 2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간인도 2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다치는 등 인명 및 재산피해가 컸다.

군은 당시 “북한군에서도 4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이란 추정에 따라 연평도 포격에서 ‘승전’했다고 평가했지만 대외적으론 이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 이는 당시 우리 정부가 천안함 피격 및 연평도 포격에 대한 책임을 물어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했던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던 중 해병대사령부는 2012년과 15년 등 ‘연평도 포격 도발’ 명칭을 ‘포격전’으로 바꿔줄 것을 국방부에 건의했고, 최근엔 전사자 유족들로부터도 이 같은 의견이 제기됐다. “‘연평도 포격 도발’이라고 부르면 우리가 일방적으로 당한 느낌을 받는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해병대는 자체적으로 ‘연평도 포격전’이란 용어를 써왔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변경되지 않았던 ‘연평도 포격 도발’ 명칭이 갑자기 바뀐 건 포격 전사자 고 문광욱 일병의 부친 문영조씨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201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을 만났을 때 “‘연평도 포격 도발’ 대신 ‘포격전’ 표현을 써 달라”고 부탁한 사실을 공개한 것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6월6일 제63회 현충일 추념사에선 서 하사와 문 일병을 “연평도 포격 전사자”로, 그리고 이달 26일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에선 “연평도 포격전 영웅들”이라고 불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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