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이르면 내주 방중…北미사일 논의하고 ‘미중 관리외교’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26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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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 외교장관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3.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 외교장관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3.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이르면 다음주 쯤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미 국무·국방장관 방한에 이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되면서 한국 정부의 ‘균형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난 16일 정 장관의 취임 후 첫 통화에서 정 장관을 초청했고, 이에 외교부는 정 장관의 방중을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잡고 추진하고 있다.

외교부는 26일 “양측은 일정, 의제, 개최지 등에 대해 검토 중으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우선 동북아시아에서 미중간 패권갈등이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초청 배경이 관심을 끈다. 앞서 지난주 미 국무·국방장관이 첫 해외 출장으로 한국과 일본을 찾아 외교·국방(2+2) 장관 회담을 진행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아시아 일정에서 “중국은 강압과 공격적 행동으로 홍콩의 경제를 체계적으로 침식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있으며 신장과 티베트에서 인권을 유린하고 남중국해에서는 (영유권) 주장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이는 (모두) 인권법을 위반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도 미측이 인권문제를 꺼냈고 중국은 내정간섭이라고 맞받아쳐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아울러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다음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다.

중국은 외교전을 펼치면서 미국에 맞대응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 이후 러시아와 중러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양국은 서방세계 등 다른 나라들이 인권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이를 통해 국내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바이든호’ 출범 이후 동북아에서 미국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이 정 장관을 초청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 미사일 발사 위기로 인해 주변국들과의 협조가 시급해진 터라 정 장관의 첫 해외순방지로 미국이 아닌 중국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25일 함경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미사일 2발을 발사하기 사흘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 주석과 구두친서를 주고받고 우호관계 증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미·중사이에서 한국의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일을 해소시키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서 한반도 위기수준을 높이고 있는 점이 고려 됐을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리뷰를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문제에 정통한 정 장관이 방중해 위기관리를 하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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