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기…‘대형 후보’ 부족…서울시장 레이스 누가 뛰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7일 2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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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7일 치러질 재·보궐선거가 8일로 12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광역단체장 선거 2곳(서울, 부산)과 기초단체장 선거 2곳(울산 남구, 경남 의령군), 광역·기초의원 선거 11곳 등 총 15곳에서 치러진다. 각급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예비후보 등록 접수를 시작하고, 각 정당은 이번 선거의 승부처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

여야는 모두 서울시장 보선에 당의 역량을 총결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두 달 전부터 ‘경선준비위원회’를 발족해 경선 룰을 확정지으며 미리 출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재·보선 원인 제공 때 당 후보 무공천’을 규정한 당헌을 개정하는 논란을 겪은 뒤 야당을 추격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소속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논란과 사망 사건에 따른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여권 후보들은 출마 선언을 미루면서 민심의 흐름을 살피고 있다.

7일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후보는 11월부터 사실상 캠프를 꾸리며 준비를 시작했는데 그 뒤로 여러 변수가 터져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YTN 의뢰 리얼미터의 12월 1주 차 당 지지율 조사에서 서울 지역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28.2%, 국민의힘 32.3%로 나타났다. 8개월 전인 4월 총선 당시(4월 3주 차) 한 조사에서 민주당 50%,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26.6%였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 4.4%·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선거 판세가 여전히 모호하다는 점도 ‘눈치 보기’의 한 이유다. 리서치앤리서치와 이데일리가 4, 5일 조사해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18.7%)과 나경원 전 의원(16.9%)이 양강 구도를 형성했지만 ‘적합한 후보 없음’(7.1%)이나 ‘잘 모르겠다’(21.2%)는 응답이 30% 가까이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 응답률 11.2%).

현재까지 민주당 내에서 서울시장 선거 도전을 공식화한 사람은 원내대표 출신의 4선 현역인 우상호 의원뿐이다. 우 의원은 지난달 BBS 라디오에서 “당내 경선에 출마하는 것을 전제로 준비 중이다. 11월 말에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출마 선언은 미룬 상태다. 박영선 장관도 최근 서울시장 출마 여부와 관련한 질문들에 “대답할 수가 없다”(4일),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인도해 주십사 기도하고 있다”(1일) 등 입장이 모호하다. 박 장관은 출마하려면 보선 30일 전인 내년 3월 8일까지는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박주민 의원도 최근엔 관련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열린민주당도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보궐선거 참여를 뒤늦게 결정했지만 뚜렷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혜훈 김선동 전 의원, 서울 지역 유일의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인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지난달부터 잇따라 출마 선언을 했고, 당내 포럼과 강연에서 공약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선 주연 배우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레임 자체가 야권에 유리한 지형이긴 하지만, 승리를 확실히 담보할 수 있는 ‘대형 후보’가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징발론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 보니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김동연 전 부총리 등을 ‘구원투수’로 투입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우열기자 dnsp@donga.com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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