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두환 때도 안 그랬어”…靑 경호처 “원칙대로, 융통성은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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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8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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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시정연설에 앞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등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환담에 참석하려 했지만 청와대 경호처측의 ‘몸수색’에 발길을 돌렸다. 2020.10.28.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시정연설에 앞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등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환담에 참석하려 했지만 청와대 경호처측의 ‘몸수색’에 발길을 돌렸다. 2020.10.28.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전 환담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청와대 경호처의 신체수색을 당한 것과 관련, 야당은 “전두환 대통령 때도 이렇게는 안 했다”며 분노를 표했다.

청와대 경호처는 ‘원칙에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아쉽다고 유감을 표했다.

주호영 “의도된 도발 아닌지?”
주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소집한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다는 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것인데 접근을 막은 것도 황당하고, 야당 원내대표를 접근 금지하는 수색대상으로 본 것도 참으로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원내대표라고 말했는데도 (경호 요원이) 검색하겠다고 했다. ‘(주머니에) 무엇이 있냐’고 해서 ‘휴대폰만 있다’고 하니 몸을 앞뒤로 검색했다. ‘수색당하고 들어갈 수 없다’고 말하고 돌아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간담회장을 들어간 사람, 모든 사람을 이렇게 수색했는지, 여당 원내대표도 수색했는지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한다”며 “경호부장은 직원 실수라고 사과했지만 실수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수인지 입장을 막기 위해 의도된 도발인지 좀 더 챙겨봐야 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환담회에서 앞서 청와대에 전달한 10가지 질문에 대해 문 대통령의 직접 답변을 공개적으로 요구할 계획이었으나, 입장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면서 무산됐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도 전례없는 일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5선 정진석 의원은 “과거에 그런 전례가 없다. 전두환 대통령 때도 이렇게 안 했다. 아주 이례적인 케이스다. 어떤 의도가 숨었는지 자세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3선 하태경 의원은 “국회는 우리 집이고, (우리가) 집주인인데 수색을 하냐”며 “국회는 국회의원 집이잖나. 당에서 강력히 (대응)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청와대 프로토콜상 있을 수 없다. 제한된 참석자를 이미 알고 있고 청와대 경호팀은 며칠 전부터 누가 여기와서 참석하는지 동선을 파악하고 있었다”며 “식별을 못했을리 없다”고 했다.

이어 “휴대전화 있다고 하니 바로 몸에 손대고 신체검색했다. 이게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있냐”며 “신체 검색 사건은 대단한 도전이다. 청와대 안하무인 태도가 극에 달했다”고 성토했다.

경호처 “원내대표는 면제 아냐…융통성은 아쉬워”
청와대 경호처는 “정당 원내대표는 검색 면제 대상이 아니다”라며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경호처는 보도자료를 내고 “경호업무지침에 따르면 대통령 외부 행사 참석자는 전원 검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국회 행사의 경우 5부요인이나 정당대표에 대해 검색을 면제하고 있지만, 원내대표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지침은 문재인 정부 들어 마련된 것이 아니라 이전 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다만 “원내대표가 정당 대표와 동반 출입하는 경우에는 관례상 검색을 면제해왔다”며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5부 요인, 여야 정당 대표가 모두 입장을 완료한 뒤에 홀로 환담장에 도착했다. 환담이 시작된 상황에서 검색요원이 지침에 따라 스캐너로 상의를 검색하자 항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유연상 경호처장은 현장 경호 검색요원이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유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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