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쌓은 지지율 부동산으로 다 까먹어…與, 총선 넉달 만에 위기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13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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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번 폭우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로 대책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2020.8.13/뉴스1 © News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번 폭우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로 대책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2020.8.13/뉴스1 © News1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추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새누리당·자유한국당·통합당 등 이른바 보수정당 계열이 민주당 지지율을 넘어선 것은 3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민심 이반에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여당의 국회 입법 독주까지 이어진 게 굳건했던 민주당 지지율을 흔든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1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8월 2주 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7%포인트 내린 33.4%, 통합당은 1.9%포인트 오른 36.5%로 나타났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그간 민주당 내부에선 통합당 지지율의 상승을 ‘일시적 현상’이라며 가볍게 여겨왔지만, 실제 지지율이 추월당하자 당혹감도 감지된다.

무엇보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수도권과 호남, 진보층에서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한 점은 ‘일시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양향자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국민 인식은 민주당이 잘하고 있지는 않다고 보는 것이다. 심각하게 보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차기 대권 후보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조달제도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뭔가 새로운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는 언제나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좀 더 노력을 많이 해달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제일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부동산과 경제 질서, 국민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일이었다는 점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여론 악화는 민주당 지지율을 하락시킨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다 청와대, 정부 등 다주택을 보유한 고위 공직자의 자세를 두고 잡음이 이어지면서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됐다는 평가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골수 지지층을 제외하고는 청와대의 부동산 논란이 (지지층 이탈에) 결정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최근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 관련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바꾸는 식”이라며 “노무현정부 때도 회전문인사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런 실망 요인으로) 이번에도 중도세력이 완전히 이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당과 정부가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정책적인 책임은 지겠지만 무엇보다 악재가 겹친 최근의 상황이 지지율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은 “정부·여당이 큰 실책을 범했다거나 정책적 오류를 범했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상황적 요인이 크다고 본다”며 “총선 이후에 코로나도 극복이 안 된 채로 계속해서 국민의 피로감이 큰 상황에서 박원순 시장 문제도 나왔고, 부동산 폭등 상황, 호우 피해까지, 이를테면 주민들의 마음을 사납게 할 만한 일들이 계속 이어졌다”며 “그런 일들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당연히 정부·여당이 지니까 그런 게 반영된 거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소병훈 의원도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정당 지지율이 출렁거리는 것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며 “(지지율이) 떨어지는 추세라 원인을 분석해봐야겠지만 긴 안목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당 차원에선) 반성을 하고 같은 잘못을 방지할 대책을 세워야겠지만 너무 매몰되진 말아야 한다”며 “본연의 정당활동을 제대로 하라는 민심도 무겁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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