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범동, 정경심과 펀드 공모 안해… 증거인멸은 공모”

박상준 기자 입력 2020-07-01 03:00수정 2020-07-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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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일가 첫 선고… 5촌 조카 징역 4년
재판부 “전형적 기업사냥꾼 수법… 권력형 범죄라는 증거 확인 안돼”
사모펀드 허위공시-횡령혐의 인정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측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총괄대표를 지낸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38)가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조 씨와 조 전 장관의 부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가 펀드 운영과 관련해서는 공모하지 않았고, 증거 인멸과 은닉 부분만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증거 인멸 및 증거 은닉 교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씨에게 30일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씨의) 전형적인 기업 사냥꾼 수법으로 피해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고,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관련 증거를 인멸하게 해 국가형벌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조 씨에게 적용한 범죄사실 21개 중 20개를 재판부는 유죄 또는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우선 재판부는 조 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주요 의사 결정을 하고, 투자자금을 결제하고, 인사 전반을 총괄했다는 점 등에 비춰 조 씨가 사실상 코링크PE의 대주주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 지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씨가 2017∼2018년 코스닥 상장사인 2차 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을 무자본 인수합병하면서 자금의 원천을 자기자본이라고 허위 공시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조 씨가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주가를 상승시켜 주식을 파는 등 부당거래 행위를 했다는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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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판부는 조 씨와 정 교수가 펀드 운영 등과 관련해 공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남동생 정모 씨 명의로 코링크PE와 ‘허위 경영컨설팅 계약’을 한 뒤 1억5795여만 원을 받은 것은 횡령 혐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조 씨가 회삿돈을 빼돌려 돈을 지불했다는 것이 검찰의 논리였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절반인 7800여만 원만 조 씨의 횡령으로 인정하면서도 이 돈이 투자금에 대한 ‘수익’이 아니라 정 교수가 코링크PE에 대여한 10억 원에 대한 ‘이자’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는 조 씨가 어느 투자처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지 관심도 없었다”고 했다.

또 조 씨가 2017년 정 교수 가족으로부터 14억 원의 펀드 출자 자금을 받고도 금융위에는 약정금액 99억4000만 원으로 부풀려 신고한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경보고서는 조 씨가 작성하지 않았고, 작성한 직원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 씨가 정 교수와 공모해 거짓 신고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조 씨가 무죄 판단을 받으면서 정 교수의 공모 관계도 성립하지 않게 된 것이다.

재판부는 조 씨와 정 교수가 공모해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시 직원들에게 정 교수 남매의 이름이 적힌 문건 등을 없애거나 하드디스크 등을 숨기도록 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 씨는 정 교수로부터 ‘코링크PE 관련 내 동생 이름이 적힌 것이 나오면 큰일 난다’는 전화를 받고 직원들에게 정 씨 관련 서류를 은닉하거나 폐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정 교수가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을 거론하며 “조 씨의 범죄 사실 확정을 위해 (정 교수의) 공범 성립 여부를 일부 판단했지만 그에 대한 판단은 제한적이고 잠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일 결심 공판에서 “조 씨의 범행은 조 전 장관 가족의 권력과 검은 공생관계로 유착한 정경유착의 신종 형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 씨가 정 교수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했다는 시각이 있지만 권력형 범행이라는 증거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모펀드#조범동#정경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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