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재심 불가’ 결론 與…검찰 ‘재조사’ 압박

뉴시스 입력 2020-05-27 16:18수정 2020-05-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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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어렵자 재조사 요구로 집중…국정조사도 거론
"위증교사 사실이면 검찰이 서울시장 선거에 개입"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 재심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낸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검찰에 재조사를 압박했다.

내부 법률검토를 통해 한 전 총리 사건이 재심을 위한 요건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검찰과 법원의 재조사 쪽으로 힘을 집중한 모양새다.

특히 검찰이 재조사에 나서지 않을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통해 수사하겠다는 그간의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검찰 수사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까지 나왔다.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증인에게 위증을 위한 교육까지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사실이라면 검찰이 사건을 조작해서 서울시장 선거에 개입한 중차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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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최고위원은 “검찰개혁 차원에서도 엄밀히 볼 문제”라며 “앞서 한 전 총리 사건을 확정 판결한 재판부도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비망록 진위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지 않아서 검찰이 권한을 남용했는지 재조사할 상당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한 전 총리 사건의 핵심증인인 한 전 대표와 구치소에 함께 있었던 한은상씨는 검찰이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줬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거짓 증언을 해주면 본인 관련 사건을 봐주겠다고 했을 뿐만 아니라 위증을 위한 교육까지 받았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만일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시 한 전 총리가 유력한 후보였던 서울시장 선거에 검찰이 모종의 의도를 갖고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설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한씨가 88차례나 검찰에 소환되고도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데 대해 “검찰은 진술이 과장되고 황당해서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판단돼 증인신청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상하지 않냐”며 “과장되고 허황되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을 왜 88번이나 불렀냐. 이런 이유가 밝혀져야 하고 무엇을 조사했고 무슨 내용을 얘기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유럽 다수 국가들에서는 수사 기관이 필요하면 교도소를 방문해서 조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교도소장이 허가하면 허가를 받아서 출정 조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개선돼야 국민에 대한 인권 침해와 검찰 권한 남용이 개선될 수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검찰개혁 법안이 만들어졌지만 이것을 넘어서서 검찰의 과도한 권한 행사가 제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런 의혹을 정리할 때는 일단 검찰이 수사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다면 국정 국가권력의 불법행위와 관련된 거면 국정조사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수사의 불법성 여부 의혹을 그냥 덮고 넘어가면 국민들이 검찰을 신뢰하지 않지 않겠나”라며 “누구나 검찰에 가면 저렇게 당할 수 있다고 하면 대한민국에, 기본적 국가 정부에 신뢰 유지가 안 되니까 이 문제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재조사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은 재심 사유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형사소송법은 증거가 위·변조된 경우, 원 판결의 증거가 된 증언·감정이 허위인 것이 확정 판결로 증명됐을 경우, 명백한 증거가 새롭게 발견됐을 경우, 관여 법관이나 수사 검사 등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확정판결로 증명된 경우 등으로 재심 사유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논란이 된 한 전 대표의 비망록은 재판 당시에도 나왔던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재심 사유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당 법률팀에서 재심은 어렵다는 공식 보고서가 작성돼 올라와서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률자문을 해줬던 많은 분들도 그것(재심)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 자체가 매우 잘못됐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워크숍에 참석한 김종민 의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초점을 한 전 총리에 대한 재심 여부나 유무죄 여부가 아니라 검찰 조사 과정의 불법성 여부로 바꿔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하든지 법무부 감찰하든지 아니면 국회가 국정조사를 하든지 다양한 방식이 있다. 공수처에서 수사할 수도 있다”며 “어떤 방식이 됐든 당시 (검찰)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이 사실관계를 해나가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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