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한인 노조 “강제 무급휴직에 출근투쟁 등 대응키로”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20일 15시 02분


코멘트

한국인 노조 오늘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
주한미군, 오는 23일께 무급휴직 대상자 발표
24일 주한미군 사령부 방문 등 강경투쟁 예고
4월 1~3일 출근투쟁, 이후 매주 수요일 출근집회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들은 20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 불발로 인한 강제 무급휴직이 현실화돼도 전원 출근하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응식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조합 위원장은 20일 오후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노조원 30여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군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한미 동맹의 숭고한 정신을 지키기 위해, 우리 한국인 노동자 모두가 필수직으로 출근 투쟁을 시작할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미국 정부를 겨냥,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무부는 한미 동맹의 정신을 무참히 짓밟고 한미 동맹을 돈으로 사라고 강요하고 있다. 그 결과 협상은 전혀 타결될 수 없었고 한국인 노동자 무급휴직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며 “이는 한미 동맹의 정신을 훼손하는 역사의 오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는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만이라도 먼저 해결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며 “한국인 노동자 중 생명, 보건, 안전, 주한미군의 임무수행에 필요한 필수 인원만 근무하게 해 준비 태세에는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듭 미 정부를 비난했다.

최 위원장은 한국인 직원 강제 무급휴직을 예고한 미 정부에 대해 “한국인 노동자들의 무급휴직은 대한민국 안보는 물론 수만명의 주한미군과 가족들의 생명과 안전에도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9000명의 한국인 노동자뿐만 아니라 수만명의 주한미군과 가족들을 볼모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노총은 2월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을 요청했지만 코로나와 총선 등으로 만남이 어렵다며 회피함으로써 무급휴직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음을 증명했다”고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이 결정한 한국인 노동자 무급휴직은 노동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강제적인 조치로서 불법 강제휴업”이라며 “동맹국의 노동법도 준수하지 않는 미국의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미 정부를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한국노총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70년간 겪었던 고통이 반복되지 않도록 강제휴업 철회는 물론 불법적인 SOFA(주한미군 지위협정) 노무조항 개정, 불법 강제휴업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조직적,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대응 방침을 밝혔다.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미 정부에 대한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23일 주한미군이 한국인 직원 중 일부에 무급휴직을 개별 통보하면 한국인 노조 대표가 24일 주한미군 사령부를 항의 방문한다.

이달 24부터 30일까지 전국 각지 지역지부 노조 간부들이 출근 시간에 기지 앞에서 출입구 시위를 벌인다. 25일에는 전 조합원 서명이 담긴 서명부가 청와대에 전달된다.

31일 오후 5시부터는 국내 최대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의 안정리 게이트 앞에서 전국 전 조합원이 모이는 집회가 열린다. 단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구, 경북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불참한다.

무급휴직이 본격화되는 다음달 1~3일에는 전국 모든 기지 출입구에서 출근 투쟁이 벌어진다. 6일 이후에도 무급휴직이 철회되지 않으면 노조는 매주 수요일마다 출근 집회를 열 계획이다.

[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