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예정 미군 기지 아직도 22곳…군산·대구 등 50곳은 존치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1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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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주한미군, 26개 기지 반환에 합의…오늘 4개 반환
1960년대 277개 달했던 주한미군 기지, 통폐합에 점차 감소
중·대대급 부대의 평택 등지로 이전은 2013년부터 시작돼
남은 기지 평택·오산 등 중부권역과 대구·군산 등 남부권역

미국이 11일 강원도 원주시와 경기도 부평시, 동두천시에 있던 주한 미군 기지 4곳을 우리 정부에 반환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반환 예정 기지가 22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평택과 오산, 대구, 군산 등지에 있는 미군 기지 50여곳은 앞으로도 계속 운영된다.

미군 기지 반환에 속력이 붙은 것은 지난 8월부터다. 청와대는 8월30일 “주한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평택 기지 등으로 이전을 완료했거나 이전 예정인 미군 기지 26곳의 조기 반환을 적극 추진한다”며 반환 계획을 밝혔다.

주한 미군은 이에 화답했다. 주한 미군 사령부는 9월18일 보도자료에서 “26개 기지 중 (한국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반환할 것을 요구한 4개 기지(캠프 롱, 캠프 이글, 캠프 마켓, 쉐아 사격장)를 포함해 15개 기지는 이미 폐쇄된 상태로 반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간 기지 내 환경 오염 물질 정화 책임을 둘러싸고 한미 양측이 신경전을 벌여왔는데, 우리 정부가 ‘선 반환 후 정화 문제 협상’ 방침으로 선회하면서 기지 반환에 속력이 붙게 됐다.

반환을 앞둔 미군 기지들은 서울과 경기도 등 각지에 흩어져있다. 이날 4개 기지가 우리 정부에 넘어오면서 앞으로 22곳이 더 반환돼야 한다.

반환 대상 22곳 중 서울에 있는 기지는 중구 극동공병단을 비롯해 용산구에 있는 미 8군 종교휴양소, 니블로 배럭스, 캠프 킴, 501정보대, 캠프 모스 일부, 수송부, 용산 기지 등 8곳이다.

서울 외 지역에는 14곳이 있다. 대구에 있는 캠프 워커 헬기장, 하남에 있는 성남 골프장, 의정부에 있는 캠프 잭슨과 캠프 레드클라우드, 캠프 스탠리, 동두천에 있는 캠프 모빌, 캠프 케이시, 캠프 호비 본체, 평택에 있는 알파 탄약고, CPX 잔여지, 험프리 소총 사격장, 군산의 군산비행장 일부, 포항의 해병포항파견대, 영월의 필승사격장 일부 등이 반환 대상이다.

구체적인 반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나머지 22개 기지에 대한 일정은 확정된 게 없다”며 “나머지는 추후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한 미군 기지 반환은 17년째 진행되고 있는 장기간에 걸친 사업이다. 기지 반환은 미국의 주한 미군 재배치와도 직결돼있다.

우리 정부가 주한 미군에 공여했던 시설과 구역의 면적은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 발효 직후인 1969년에는 277개 기지 4억2644만평에 달했다. 이 면적은 1970년과 1972년에 크게 줄었고 이후 소폭의 확장과 감축을 겪으며 2002년에는 96개 기지 7400만평(244.6㎢)이 됐다.

이후 한미 양국은 2002년 경기 동두천과 의정부 등 한강 이북에 흩어져 있는 미군 기지를 평택 기지로 옮기는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을 마련했고 2003년에는 서울 용산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용산기지이전계획(YRP)에 합의했다.

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미국은 주요 도심에 있는 28개 기지와 훈련장 3개 지역 등 주한 미군 전체 기지의 55.3%에 해당하는 약 4100만평을 우리 정부에 반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지에 있던 미군 주요 기지가 통폐합됐다.

2000년대 초반 당시 한미 양측은 기지 반환과 주한 미군 재배치에 10년간 3조3000억원(당시 기준 25억 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우리 정부는 대체 시설 건설과 추가 공여 부지 매입을 위해 전체 비용의 약 45%인 1조4900억원(당시 기준 11억2000만 달러)을 부담하기로 했다. 미 측은 대체 시설 건설 등을 위해 전체의 55%인 1조8400억원 (당시 기준 13억8000만 달러)을 부담하기로 한 바 있다.

소규모로 이뤄지던 부대 이전과 기지 반환은 2010년대 들어 본격화됐다. 주한미군 중·대대급 부대 이전이 2013년부터 시작됐다. 주한미군 지상군 전력의 핵심인 미 8군 사령부는 2017년 7월 용산에서 평택으로 이전했다. 주한 미 8군과 7공군, 해군, 해병대 등을 예하에 둔 주한미군 사령부 역시 지난해 6월 평택으로 이전했다.

미국은 전국에 산재한 미군 기지를 평택·오산을 중심으로 하는 중부권역과 대구와 군산 등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권역으로 통폐합하고 있다. 통폐합 후 우리나라에 남는 주한 미군 기지는 50여곳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는 지상군 전력을 비롯한 주한 미군 지휘부가 있다. 한미 연합군 사령부도 곧 평택으로 합류한다. 경기 오산시와 전북 군산시에 있는 미 공군 기지에는 F-16 전투기 등 주한 미군 공군의 핵심 전력이 밀집돼있다. 대구 미군 기지는 전시에 병력과 군수 물자를 공급하는 후방 지원을 맡고 있다.

이 밖에 경북 포항에 미 해병대 캠프 무적과 비행장, 경북 칠곡에 캠프 캐럴 내 미 육군 보관 시설, 경남 진해에 미 해군 함대 지원 부대, 부산 미 해군 기지 등도 주한 미군의 주요 거점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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