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vs 광화문, 광장정치 불지른 여야…해법은?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4일 1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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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3/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3/뉴스1 © News1
‘조국 사태’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광장 정치’의 주도권 대결 구도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대응해 3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자 민주당도 5일 서초동에서 열리는 ‘2차 촛불집회’에 대거 참석하기로 하는 등 조국 법무부 장관의 진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이제 민주당과 한국당의 세 대결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이 언급하는 장외정치 해법은 한국당이 먼저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원내로 들어오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5일 서초동 집회에서 참여를 예고한 상황에서 단기간 해법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당 또한 조 장관이 자진사퇴하거나 파면되지 않는 한 장외투쟁을 거둘 수 없다는 각오다.

결국 조 장관의 거취가 가시권에 들어와야 ‘장외 세대결’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벌어진 민주당·한국당의 세 대결은 조 장관의 사퇴나 해임 등 거취 문제가 해결된 뒤에도 계속될 공산이 높다.

양당이 조 장관의 거취 문제와 검찰 개혁 문제를 둘러싼 진영 간의 대결 구도를 내년 총선에 활용하기 위해 진영 대결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열린 광화문 집회에 대해 “한국당은 각 지역위(한국당의 당원협의회) 별로 300~400명씩 버스로 사람을 동원해 동원집회만 골몰하며 공당이길 스스로 포기했다”며 “국가원수에게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하는 등 막말을 남발하는 건 정신 나간 사람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상식과 정의의 물결은 서초동 200만 명의 선동을 깨부수었다. 여당은 (서초동 집회에) 가당치도 않은 200만 명을 운운하며 민심을 왜곡했다”며 “유리할 때는 200만 명이라고 하고, 불리할 때는 수가 많고 적음이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5일 서초동 ‘2차 촛불집회’에 대거 참석하기로 하고, 한국당도 오는 12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획하는 등 진영 간 대결 구도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검찰개혁을 포기할 수 없고, 한국당은 검찰개혁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조 장관도 해임하라는 것인데 조 장관의 거취 문제를 정치적 해법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며 “(한국당과는)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이 주도하는 서초동 촛불집회에 대해서 박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이런 부분이 논의돼야 하는데 한국당이 역할을 못 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의 세 대결이 아닌, 서초동에 모인 국민과 한국당이 맞붙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광장 정치가 바람직하지 않지만, (진보 진영이 서초동 촛불집회로) 먼저 밀어붙이지 않았는가”라며 “야당은 집회·시위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우리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고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고 오히려 세를 과시하는 것 아니냐”며 “해법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뿐이지만, 이제는 문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정도로 국민의 분노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야당을 정치적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며 “대의민주주의가 되려면 협상을 통해 타협을 도출해야 하는데 밀어붙이기만 하면 야당이 설 위치가 좁아진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또 “여당도 권력은 유한하지만, 정당의 생명을 오래 간다고 생각하고 청와대로부터 독립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여당이 활동할 공간을 마련한다면 여야의 장외 세 대결은 격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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