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협상, 美에 달려”…실무협상 지연 속 공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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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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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국제무대를 통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기싸움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조미(북미)공동성명이 채택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조미 관계에 거의 진전이 없고 한반도 내 긴장이 고조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에 따라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들을 일삼고 있는 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사는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계산법을 가질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 보고 미국 측과 마주앉아 우리가 논의할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를 표시했다. 조미협상이 기회의 창이 될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가 될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 대사의 연설은 미국에게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며 미국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연설은 지난해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과는 달리 비핵화를 전혀 언급하지 않아 주목된다. 이 부분 역시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조치에 대해 성의를 보였으니 미국에게 양보를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사는 또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비판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수위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북미가 실무협상 재개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미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물밑 협의에 나섰지만 당초 예상했던 9월 말 대화 재개에는 합의를 보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 비핵화 후 보상’인 리비아 모델 대신 새로운 방식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대화 재개가 급진전되는 듯 했으나, 대북 제재에 대해 “비핵화 우선”을 또다시 강조하면서 북미간 기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설이 흘러나오면서, 북중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때문에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입장에선 비핵화 협상 국면을 맞아 ‘북중 밀착’을 통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중국이 오르게 될 경우, 미국과 북한과의 주도권 다툼은 물론 협상 전략 면에서도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미 실무협상의 재개 시점은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태다. 다만 북미 양측이 물밑 접촉을 통해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2~3주 내에 열릴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전날(30일)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적 성과를 필요로 하는 김 위원장이 모두 “다급하다”며 “지금 추세라면 2~3주 내에, 늦어도 3~4주 내에 열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방문 가능성에 대해 “계속 관련 상황들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며 “북중간 정상외교는 당사국의 발표할 내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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