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6월 국회 정상화 ‘진통’…이번 주말 최대 ‘분수령’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31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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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원내대표 회동 제안했으나 '불발'
내달 3일 6월 임시국회 개회는 물 건너가
민주 "주말 협상 최선"…실패시 단독 소집
한국 "단독 소집 부적절" "결과 심해질 것"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3당 교섭단체 협상이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31일 더불어민주당이 6월 임시국회 소집을 위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지만, 자유한국당이 이를 거부하면서 당초 목표로 했던 3당 합의에 따른 다음달 3일 임시국회 개회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다만 합의 불발 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만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하거나 단독으로라도 국회를 열겠다던 민주당이 주말 동안 협상을 좀 더 진행하겠다고 여지를 남겨, 이번 주말이 협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파주의 판문점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채 국회에 남았다.

헝가리에서 우리 국민이 희생된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국회가 제 몫을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중으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최종 담판을 짓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오전 10시30분께 원내대표 회동을 갖자고 제안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오전 10시 국정원 관건선거 의혹 대책위원회 회의를 연 뒤 충남 천안에서 열리는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참석을 위해 오전 11시께 국회를 떠나는 일정을 고려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가 제안을 거절함에 따라 3당 원내대표 회동은 불발됐다.

나 원내대표는 국정원 관건선거 의혹 대책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만날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지금 여당의 작태는 일방강행 의지만 보이고 있다. 달라진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만났으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어떻게든 만나 회동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려고 했는데 결국 안 됐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이날 국회 정상화 담판을 시도한 것은 6월 임시국회 개회를 다음달 3일 목표로 잡았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임시국회를 열기 위해서는 3일 전에 소집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민주당은 여야 3당 교섭단체가 합의해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는 것을 최우선 방안으로 두고 협상에 임해왔다.

아울러 합의가 안 될 경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또는 단독으로 국회를 여는 방안도 ‘플랜B’로 함께 고려해왔다. 임시국회는 국회의원 재적 4분의 1이 동의하면 개회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국회 정상화 논의가 무산되면서 3당 합의에 따른 다음달 3일 임시국회 개회는 어렵게 됐다. 박 원내대변인은 “오늘 소집하지 않으면 (다음 주) 월요일 임시국회 개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같은 상황에서 고려했던 ‘플랜B’는 잠시 유보하기로 했다. 3당 원내대표 협상의 다른 축인 바른미래당의 만류가 있었고, 헝가리 사고 와중에 임시국회 단독 소집은 자칫 정쟁 심화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오신환 원내대표도 단독으로 국회를 소집하는 것은 만류했다”며 “헝가리 사고에 따른 추모 분위기에서 단독으로 여는 게 정쟁으로 비쳐질 수 있어서 한 번 더 진정성 있게 노력해보겠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번 주말까지는 물밑 접촉을 지속하는 등 국회 정상화 합의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주말 동안 지속적으로 한국당, 바른미래당과 접촉하겠다”며 “단독 소집은 다음달 3일까지 미룬 것으로 생각해 달라. 3일에 소집하면 6일께 개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상의 관건은 국회 정상화 조건을 둘러싼 민주당과 한국당의 이견 조율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정상화 조건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사과 및 철회 등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패스트트랙을 ‘합의 처리한다’와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가진 ‘방담회’에서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다른 것 같다”며 “저는 굉장히 많이 좁혀졌다고 생각하는데, 일방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만약 주말에도 합의 도출에 실패해 민주당이 6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할 경우에는 한국당의 거센 반발과 함께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생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 원내대표가 6월 국회 소집을 단독으로라도 하겠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일갈했다. 나 원내대표도 “(단독 소집하면) 결과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한국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6월 국회도 ‘빈손’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정상화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단독 소집 주장이 나오는 것은 몹시 유감”이라며 “단독 국회로 또 다시 국회 파행을 장기화하는 것은 국민이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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