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정 연설 후 연이틀 무력행보…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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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8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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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수정 신년사’ 발표 후 군 관련 공개 행보 이어가
도발보다는 내부 결속에 방점…재래식 무기 강화로 제재 피하는 의도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불시에’ 공군 부대를 시찰했다고 1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노동신문) 2019.04.17.© 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불시에’ 공군 부대를 시찰했다고 1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노동신문) 2019.04.17.© 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일 군사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비핵화 협상 개시 이후 연속적인 군사 행보를 선보인 것은 드물다.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1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인 17일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 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하고 지도했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가 17일 진행됐다고 날짜를 명시했다. 전날 나온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 보도에서 수도 방위 임무를 맡은 공군 부대를 16일 시찰했다고 보도한 것으로 미루어 연이틀 군사 행보를 이어간 셈이다.

김 위원장이 무기나 군사 훈련과 관련한, 다시 말해 ‘무력시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행보를 보인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만이다. 비핵화 협상 전 매년 수십 회 군사 관련 행보를 보인 것과는 차이가 나는 행보다.

그러나 5개월 만에 선보인 군사 전략 관련 행보를 이틀간 이어가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그가 군사 관련 현지지도, 공개 행보의 횟수를 다시 늘일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행보가 지난주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회의 직후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대의원 회의에서 장문의 ‘시정 연설’을 통해 대내외적인 정책 방향을 밝혔는데 이는 지난 1월 발표한 신년사의 ‘수정 버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후 올해의 정책 방향을 새로 확정해 발표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무력시위를 통한 대외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차원으로 그간 중단해 온 무력시위를 재개하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핵실험 중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및 발사 중지는 북한이 공언한 ‘비핵화 조치’의 일환이다.

다만 이틀간 그가 보인 행보가 ‘강도 높은’ 무력시위라고 보기엔 무리라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북한이 스스로 공언한 비핵화 조치를 깨지는 않는 수준의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북한이 시험했다는 무기의 종류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군 당국은 일단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인 핵무기나 ICBM 및 기타 탄도 기술과 관련된 무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일련의 행보가 내부 결속에 더 방점을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가 핵무력’의 무력화가 논의되는 비핵화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군을 달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전날 공군 부대 방문을 ‘불시에’ 했다는 보도로 봤을 때 군 기강을 다지는 차원의 포석도 의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최고인민회의 직후 김 위원장의 군 관련 호칭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에서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변경됐는데, 내부적으로 이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내적으로 안보에 대한 신뢰감을 주기 위한 행보일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동시에 이번에 시험한 무기가 순항미사일, 즉 재래식 무기의 한 종류일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이는 유엔의 대북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재래식 무기의 선별적 강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제재에 ‘반하지’ 않는 행동을 통해 비핵화 의지를 역설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행보가 북한이 대북 제재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진행된 비핵화 협상을 감안해, 각 분야별로 제재에 어긋나지 않는 차원의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짜낸 결과가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북한이 시험한 무기가 무엇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보도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 보도치고는 이례적으로 관련 사진을 한 장도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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