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으로 끝난 김성태 9일 단식…손학규·이정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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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0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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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농성 5일째…여당은 선거제 개편 여전히 ‘난색’
3野, 출구전략 마련 부심…“타협의 길 모색해야” 의견도

(앞줄 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주현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 거부를 규탄하며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8.12.9/뉴스1
(앞줄 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주현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 거부를 규탄하며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8.12.9/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민주당과 한국당을 향해 선거제도 개혁 합의안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며 단식 5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정당 간 선거제 논의는 좀처럼 재개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올해 단식농성을 거쳐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킨 전례에 주목하고 있다. 선거제 개편을 둘러싼 여야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선거제 개편에 대한 여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협상 타결이 어려운만큼, 야 3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향해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는 동시에 출구전략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선거제도 개편을 강하게 추진하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10일 민주당과 한국당이 최근 열린 본회의에서 선거제 개편을 빼고 예산안을 통과한 것을 두고 일제히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한국당을 겨냥, “두 교섭단체만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이고 국회의 오랜 관행을 무시한 야만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의 우군으로 분류되던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민주당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이름을 더럽히는 길을 가고 있다”(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거대양당이 기득권으로 연대하고 인권과 복지는 멀리하고 있다”(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고 공세를 폈다.

여당은 선거제 합의를 즉각 관철시켜야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은 헌법 개정보다 어렵다는 얘기하는 분들도 있다. 각 당이 합의하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조화로운 법안을 만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해찬 대표도 이날 손학규, 이정미 대표를 찾아 “단식을 풀어달라”고 거듭 요청하면서도 “대단히 복잡한 협상이라 충분히 논의해야한다”며 합의안 도출이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단식 농성이라는 강공책에도 여당이 꿈쩍하지 않자, 이들 야 3당은 공동전선을 강화하며 맞섰다. 평화당은 아예 당 차원의 정치개혁 공동투쟁체제로 전환하고 ‘선거제 개혁투쟁’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야 3당 내에선 단식농성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70세를 넘은 손 대표의 건강이 악화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민주당과 한국당도 이에 따른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도 난처한 상황이다.

애초 지난 8일 본회의에 앞선 여야 3개 교섭단체 협상 과정에서 여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별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수 배분)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한국당이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도시 지역은 지역구당 2~4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 농촌 지역은 지역구당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 채택)를 주장하면서 합의가 무산됐다.

이와 관련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치학자들도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는 명백한 ‘개악’이라고 얘기한다”며 “의원정수를 늘리는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국민 여론이 안 좋기 때문에 정개특위에서 모든 정당이 합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개특위에서 제대로 논의해보지도 않고 당 대표끼리 논의하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올해 5월 단식 농성을 벌인 끝에 여당과 합의한 전례에 주목하고 있다. 단식 9일째에 이르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를 찾아 특검법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특검과 달리 선거제 개편은 여야 간 원칙적인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어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각에선 손학규, 이정미 대표의 단식농성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야 협상이 공전하면서 단기전(短期戰)으로 승부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 대표를 향해 “현 선거제도는 반드시 연동형 비례대표로 고쳐야 한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이를 위해 타협의 길을 모색했으면 한다”며 “민주당은 평화당과 정의당, 바른미래당 일부의 도움없이는 한발짝도 못 나간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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