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렸던 사드 관련株 ‘자동차-화장품-백화점’ 기지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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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통화스와프 체결 등 기대감… 최근 한 달 12개종목 평균 19% 상승
LG생건, 3분기 영업이익 사상 최대
전문가 “실적 꼼꼼히 따진뒤 투자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1년 넘게 부진에 시달렸던 사드 관련주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중국의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와 한중 통화스와프 체결로 사드 보복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고개 드는 ‘차·화·백’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9월 25일∼10월 25일) 자동차와 화장품, 백화점, 여행 등 사드 관련 업종의 12개 대표 종목 주가는 평균 19.25% 상승했다. 특히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종의 주가가 25.01% 오르는 등 강세가 두드러졌다.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7∼9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한국산 고가 브랜드 화장품 수요는 여전하며 한국산 화장품 수출도 사드 이슈 이전 수준의 성장세를 되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부진을 겪었던 백화점과 여행 업종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신세계는 한 달간 주가가 19.50% 올랐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19.09% 상승했다. 호텔 및 여행 업종도 평균 19.61% 올랐다.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종도 최근 중국 생산공장 가동률이 오르면서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모양새다.

물론 이들 기업의 주가가 사드 배치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사드 배치 공식 발표 전날인 지난해 7월 7일에 비해 12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3.55% 하락한 상태다. 이 중 현대차와 신세계, 하나투어, 모두투어, 파라다이스 등 5개 업종만이 사드 배치 이전보다 주가가 올랐다.

○ 실적 확인이 우선

최근 사드 관련주 주가가 오른 것은 중국과의 사드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24일 막을 내린 중국의 19차 공산당 당 대회로 시진핑 2기가 출범하면서 양국 간 외교 마찰을 해소하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춘욱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과거에도 중국은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일본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분쟁을 벌였지만 이후에는 관계가 급격히 개선됐다”며 “중국이 그동안 정치 이벤트를 경제 정책의 변화 시점으로 삼아온 만큼 이번에도 당 대회를 계기로 사드 보복이 누그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종료 위기에 처했던 한중 통화스와프가 13일 극적으로 연장되면서 경색된 양국 관계가 어느 정도 해빙 기류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사드 보복 완화 시그널이 나올 때까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중 관계뿐 아니라 개별 기업의 실적 확인도 필수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대선 전인 올해 4월에도 새 정부 출범 후 한중 관계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에 화장품 업종 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가 다시 하락했다”며 “개별 기업의 실적 상승세를 보고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사드#한중#통화스와프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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