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존칭어 쓰면 왕따?…“北 주민들, 조롱섞인 별명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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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8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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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사진=북한 마을, 동아일보DB)
기사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사진=북한 마을, 동아일보DB)
사석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존칭어를 사용하지 않는 북한 주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사석에서 존칭어를 쓰는 북한 주민과 학생이 점점 줄고 있다.

특히 RFA는 소식통들을 인용, 북한 주민들은 친구나 가까운 이웃과 대화할 때, 김정은 위원장을 언급할 시 그의 이름도 제대로 부르지 않고 조롱 섞인 별명으로 지칭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사석에서 김 위원장을 높이는 존칭어를 쓰면 왕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3일 “장마당이나 열차에서 만난 초면끼리는 김정은이란 이름 앞에 존칭어를 붙이지만 동네사람들끼리면 흔히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라 부른다”며 “꼭대기 사람은 보통 위의 간부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 지도자에게 존칭어를 붙이지 않는 행위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라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부터 친구나 가까운 이웃들 사이에서는 종종 있었다”며 “다만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점점 노골화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정가격이 없어지고 배급이 끊기면서 국가가 인민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자 지도자에 대한 존칭어들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있다”며 “장사행위가 합법화 되고 장마당이 활성화 되면서 김정은은 더욱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5일 “김정은에게 존칭어를 붙이지 않는 현상은 간부들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방 당, 사법기관 간부들도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 김정은을 존칭어 없이 부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초기에는 젊은 지도자가 나라를 잘 이끌어 갈 것이라는 주민들의 기대감이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고모부이자 개혁론자로 알려진 장성택을 처형한 사건을 통해 김정은에 대한 환상은 사라졌다고.

그는 “아무리 친한 친구나 이웃들 속에도 보위성의 요원들은 있기 마련”이라며 “그런데도 아직까지 김정은에게 존칭어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사람이 없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김정은의 우상화 체계가 붕괴돼 가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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