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희정 현상’이 좌우 양 극단에 던지는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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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어제 발표한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 결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22%를 기록했다. 지난달 13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 6%였던 안 지사는 불과 한 달여 만에 ‘지지율의 벽’으로 여겨졌던 20% 선을 가뿐히 넘으면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3%)에 이어 확고한 2위 자리를 굳혔다. 안 지사의 무서운 상승세는 가히 ‘돌풍’을 넘어 ‘태풍’급이 됐다. 이번 대선이 ‘문재인 대세론 대 안희정 대안론’의 민주당 집안 대결로 좁혀지는 형국이다.

안 지사의 약진은 안정적 개혁을 추구하는 그의 행보에 유권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 지사는 도정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용주의적 개혁을 추구하면서도 “한미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합의는 존중해야 한다”며 보수층의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보수단체의 안보강연에 참석하고 대한노인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런 행보가 5060세대에서 1위로 나타나고 있고, 우리 사회 전반의 중도화와도 맞물려 외연의 확장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리서치앤리서치(R&R)가 지난 17대와 18대 대선을 앞두고 실시한 조사에서 자신을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는 각각 29.8%와 32.5%였지만, 이달 초 조사에선 그 비율이 47.8%로 껑충 뛰었다. 중도층은 국정 농단 사건으로 상징되는 기득권 안주 보수 우파에 실망하고, 극단적인 편 가르기를 일삼는 무책임한 진보 좌파에도 고개를 젓고 있다. 이런 중도층이 안 지사 지지를 견인하는 주축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안 지사 약진이 민주당에 주는 교훈도 적지 않다.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벽을 허물고, 운동권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중원(中原)의 민심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문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깨달아야 한다.
#대선주자 지지율#안희정#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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