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진당 출신이 장악한 민중연합당, 이대로 둘 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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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연합당이 어제 새 지도부로 선출한 공동대표 4명 중 상임대표를 포함한 3명이 옛 통합진보당 출신이다. 상임대표 겸 노동자당 대표로 선출된 김창한 전 금속노조 위원장은 통진당 노동위원장을 지냈고 그의 부인은 유선희 전 통진당 최고위원이다. 정태홍 전 통진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지역대표로, 안주용 전 통진당 전남도당 부위원장은 농민당 대표로 선출됐다. 헌법재판소가 2014년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위한 위헌 정당에 해당한다며 해산 결정을 내린 통진당의 부활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새로운 진보정당’을 내건 민중연합당은 올 2월 흙수저당 비정규직철폐당(노동자당) 농민당 등 3당을 연합해 창당됐다. 통진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상규 김선동 김재연 전 의원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입당했다. 민중연합당은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자도 내지 못했고 정당 지지율도 0.61%에 그쳤지만 새 지도부 선출을 계기로 세 확장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정당법은 해산된 정당의 강령 또는 기본 정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정당의 창당을 불허하고 있다. 그러나 해산 정당의 구성원에 대해서는 입법 미비로 정치 활동을 제한할 방법이 없다. 20대 국회에서 무소속 당선된 김종훈 윤종오 의원이 옛 통진당 출신이다.

민중연합당에서 공동대표들은 단독 출마해 95%가 넘는 지지를 얻어 선출됐다. 실질적인 당내 민주주의가 보장된 정당으로 보기 어렵다. 사법당국은 민중연합당이 통진당의 유사 정당이 아닌지 조사하고, 국회는 통진당 출신의 정치 활동을 제한할 입법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통진당을 위헌 정당으로 해산한 의미가 없어진다.
#민중연합당#통합진보당#진보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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