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최경환 대신 맏형 나서야” 비박 “신-구세대 대결 해볼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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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최경환 당대표 불출마 선언

최경환 “백의종군”… 불출마 종용받는 이정현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위 사진)이 6일 국회 정론관에서 
“평의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며 8·9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당 이정현 의원(아래 사진)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누군가로부터 받은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7일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최경환 “백의종군”… 불출마 종용받는 이정현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위 사진)이 6일 국회 정론관에서 “평의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며 8·9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당 이정현 의원(아래 사진)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누군가로부터 받은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7일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꼽히던 최경환 의원이 6일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죽어야 당이 살고, 제가 죽어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고, 제가 죽어야 정권 재창출이 이뤄진다면 골백번이라도 고쳐 죽겠다”며 “당의 화합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 의원은 “저는 이제 민생의 바다로 들어가겠다. 정치 입문의 초심으로 돌아가 지도 밖의 길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더 치열하게 답을 구하겠다”고 했다. 당권은 포기하지만 내년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최 의원은 조만간 러시아 캄차카 반도로 휴가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 간 ‘당권 전쟁’에서 한발 떨어져 있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정치권의 관심은 최다선(8선)인 서청원 의원 출마 여부에 쏠리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연일 서 의원 ‘설득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 강석진 엄용수 윤상직 의원 등 친박계 초선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 의원을 만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거듭 요청했다. 전날 중진, 재선 의원 그룹이 서 의원을 만난 데 이어 압박 강도를 높인 셈이다. 그러나 이날도 서 의원은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친박계는 물론이고 비박계에서도 서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친박계가 내부 교통정리에 들어간 게 단적인 예다. 여권 핵심들은 친박계 주류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고심 중인 홍문종 의원에게 불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정현 의원도 서 의원의 거취에 따라 완주 여부를 고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전남 순천)은 7일 ‘호남 대표론’을 앞세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한 비박계 3선 의원은 “친박계가 서 의원의 출마 명분을 쌓고 있는 것 아니냐”며 “서 의원이 한동안 고사하다가 ‘고뇌 끝에 결단을 내렸다’며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근혜 정부 집권 4년 차인 올해 8·9전당대회가 여권 주류를 판가름 짓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서 의원도 박 대통령과 친박계의 요청을 거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당시 여권 주류였던 친이(친이명박)계는 집권 4년 차인 2011년 5월 6일을 ‘친이계 소멸의 날’이라고 부른다. 이날 친이계 안경률 의원이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황우여 의원에게 패하면서 친이계는 구심점을 잃고 지리멸렬했다. 이번 전대에 친박계의 정치적 명운이 달린 셈이다.

서 의원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비박계는 ‘과거냐, 미래냐’로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비박계에서는 ‘원조 소장파’인 정병국 의원(5선)과 올해 48세로 ‘세대교체론’을 들고나온 김용태 의원(3선)이 당권 도전에 나선다. 김 의원은 최 의원의 불출마를 두고 “당내 패권주의가 여론의 압박 속에 무너지기 시작한 전조”라며 “전당대회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 의원총회에선 경선 룰을 둘러싼 계파 간 공방도 치열했다. 의원 대다수는 현행 집단지도체제 대신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에 동의했다. 그러나 당원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한 ‘모바일 투표’를 두고 비박계는 찬성, 친박계는 반대 의견을 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합의가 안 되면 (이번 전대에서) 도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류병수기자
#친박#비박#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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