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 넘어 뭉친 ‘박근혜 대통령과 등진 남자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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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구단체 ‘어젠다 2050’ 결성… 중도통합 정계개편 진앙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무소속 유승민 의원,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이 손을 잡고 국회 연구단체 ‘어젠다 2050’을 만든다. 이들은 한때 박근혜 대통령과 한배를 탔다가 지금은 뿔뿔이 흩어졌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지각변동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어젠다 2050’은 2000년대 초반 경제 위기와 사회분열 속에서 독일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 노동개혁 모델인 ‘어젠다 2010’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을 주도한 김 의원은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음 세대에 어떤 대한민국을 넘겨줄 것인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며 “초당파적으로 논의해야 되는 일이라서 각 당에서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줄 분들을 모셨다”고 말했다. 이달 중으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인 ‘어젠다 2050’에서는 교육·고용·복지·조세·행정 등 5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할 방침이다.

차기 대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모임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은 경계했다. 김 의원은 “정치권에서 가장 중도통합적 정책 노선을 흔들림 없이 견지해 온 분들”이라며 김 대표 등을 모임에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 측도 “독일 유학 경험이 있는 김 대표가 독일 경제 발전 모델을 참고하자는 취지에 공감해 제안에 응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면면을 봤을 때 ‘반(反)박근혜 전선’을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은 끊이지 않는다.

박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유 의원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인’으로 낙인 찍혀 4·13총선에서 공천조차 받지 못했고, 김 대표도 2012년 대선 캠프에서 정책 공약을 책임졌지만 야당 대표로 돌아섰다. 김 의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비대위원을 지냈다가 지금은 유 의원과 가까운 비박(비박근혜)계고, 김 정책위의장도 2011년 재창당 논란 속에 친박계와 갈등을 빚다 탈당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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