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다시 바라보는 친박… 최경환 출마여부 최대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새누리 ‘당대표’ 물밑경쟁

4·13총선 참패 이후 지도부 공백 상태였던 새누리당이 3일 정진석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당 재편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당의 ‘투톱(당 대표-원내대표) 체제’의 한 축이 정해진 만큼 당 재건을 이끌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물밑에서 출마 후보군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차기 당 대표가 내년 대선 경선을 관리하기 때문에 정권 재창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내에선 총선 패배 직후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모습을 피하기 위해 ‘친박(친박근혜)계 2선 후퇴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의 물밑 지원을 등에 업고 정 원내대표가 당선되자 친박계가 다시 대오를 이뤄 당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계 후보군 중에는 이주영(5선·경남 창원 마산합포), 이정현 의원(3선·전남 순천)의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이라는 장점을, 이정현 의원은 ‘호남 당 대표론’을 앞세우고 있다. 범친박인 정우택 의원(4선·충북 청주상당)도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만 정 원내대표가 충청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선교 의원(4선·경기 용인병)도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반면 비박(비박근혜)계 후보 중에선 정병국 의원(5선·경기 여주-양평)이 손꼽힌다. 정 의원은 과거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으로 불리던 당내 쇄신파 중 유일하게 남은 원내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 쇄신의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전 대표 측근 중에선 TK(대구경북)의 강석호 의원(3선·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과 수도권의 김성태 의원(3선·서울 강서을)의 출마가 거론된다. 특히 강 의원은 최경환 의원(4선·경북 경산)에게 총선 직후 “(최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내가 TK 주자로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한 조경태 의원(4선·부산 사하을)의 이름도 거론된다.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는 결국 최 의원의 출마 여부다. 앞서 최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직전 친박계 유기준 홍문종 의원과 만나 불출마를 권유한 뒤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등을 떠밀어도 (전당대회에) 나가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총선 패배에 대한 ‘친박 책임론’이 잠잠해지면 출마를 적극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물러선 홍문종 의원(4선·경기 의정부을)과 원유철 전 원내대표(5선·경기 평택갑)도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1인 2표제라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성격상 친박계가 1, 2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2014년 전당대회에서 김무성(1위)-서청원 의원(2위)이 양강 구도를 이뤘던 상황과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당장 9일 열리는 당선자 총회가 전당대회를 향한 첫 번째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관리형’으로 할지, ‘쇄신형’으로 할지에 따라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현재로선 더민주당의 ‘김종인 모델’ 같은 강력한 비상대책위원장 후보가 없어 비대위가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당선자 총회 논의를 우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의 혁신 방향에 대해 “호시우보(虎視牛步·호랑이처럼 살피고 소처럼 뚜벅뚜벅 걷는다)로 가겠다”며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아니함)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당선자 총회에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친박#최경환#정진석#새누리#당대표#전당대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