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드로도 못 막는 北 SLBM 위협, 선제 타격 역량 갖춰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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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3일 오후 6시 반경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한 발을 쐈다. 이 미사일은 약 30km를 날아간 뒤 우리 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한 김정은은 “이제는 남조선과 미제의 뒤통수에 아무 때나 마음먹은 대로 멸적(滅敵)의 비수를 꽂을 수 있게 됐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우리 군은 북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SLBM의 최소 사거리인 300km에 미치지 못한 점을 강조하면서도 북이 예상보다 빨리 SLBM을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북은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주체적인 수중공격작전 실현을 위한 요구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켰다”며 대성공을 주장했다. 북은 SLBM을 수중에서 사출하는 ‘콜드 론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패로 끝난 지난해 12월 첫 비행시험에 비해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이다. 미 정부 관계자도 CNN과의 익명 인터뷰에서 “북한의 SLBM 능력이 한낱 농담거리에서 대단히 심각한 것으로 발전했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 7일 노동당 당 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북이 SLBM을 쐈다는 점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북 이명수 인민군 총참모장은 인민군 창건 84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중앙보고대회에서 “정밀화·소형화된 각종 핵무기들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수중탄도탄…”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에 핵과 미사일 위협을 가했다. 북이 SLBM 개발에 성공하면 한미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도입해도 대응하기 힘들다. 궁극적으로는 핵 잠수함을 도입해 북이 SLBM 발사 징후를 보이면 선제 타격할 수 있는 역량으로 맞서야 한다.

최근 2년 사이 북은 수도권을 위협하는 신형 122mm 방사포 300여 문을 최전방에 증강 배치했다. 재래식 무기지만 마땅한 방어 수단이 없어 대단히 위협적이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의 핵 포기를 이끌어낼 수 없다면 군사적 결단이 불가피하다. 정부와 군은 하루가 다르게 고도화하는 북의 핵 불장난을 근본적으로 종식시킬 전략 수단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 이수용 북한 외무상은 최근 유엔 연설에서 “최후에 우리가 웃을 것”이라는 김정은의 생각을 소개했다. 이런 망상을 깨뜨리기 위해선 하루속히 북을 압도하는 자위력을 갖추는 길밖에 없다.
#북한#slbm#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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