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 원-위안 직거래시장 2016년 개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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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한중 ‘통화-금융협력 MOU’
한국의 위안화 산둥성 기업에 대출… 中 자본시장, 한국에 첫 개방

1월 29일자 A1면.
1월 29일자 A1면.
올해 안에 한국 시중은행들은 국내에 쌓여 있는 위안화를 중국 산둥(山東) 성으로 가져가 현지 기업에 대출할 수 있게 된다. 내년 상반기(1∼6월)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원화와 위안화를 맞교환할 수 있는 직거래 시장이 열린다.

한국이 중국 중심의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투자개발은행(AIIB)에 가입하는 등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이 한국에 자본시장의 문호를 대폭 개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연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런민은행과 이런 내용의 ‘통화 및 금융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MOU에 따르면 한국 시중은행들은 앞으로 산둥 성 전 지역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위안화 자금을 빌려주는 기업 대출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한국 시중은행들은 산둥 성 동부 지역 경제특구인 칭다오(靑島) 시에서만 기업 대출을 할 수 있다. 비(非)중화권 국가 중 중국 자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9월 말 현재 국내에 쌓여 있는 위안화는 94억3000만 달러(약 10조7502억 원) 규모다.

금융계는 이번 조치로 대중 수출과 중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쌓인 위안화를 중국으로 옮겨 대출에 활용하는 자금 순환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31개 성, 시 가운데 산둥 성에 가장 많은 한국 기업(7921곳)이 진출해 있다. 한국이 산둥 성 지역에 투자한 자금은 130억 달러 수준으로 대중 투자액의 20%에 육박한다.

또 내년 상반기 중 상하이 외환거래센터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열려 기업들이 원화와 위안화를 맞교환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서울 외환시장에서만 원화와 위안화를 직거래할 수 있다. 중국에 직거래 시장이 열리면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외환 거래 비용이 감소한다.

한국의 투자기관이 중국 증권에 투자할 수 있는 총한도를 현행 800억 위안(약 14조4000억 원)에서 1200억 위안(약 21조6000억 원)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대(對)중국 투자 한도는 홍콩(2700억 위안·약 48조6000억 원)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아진다. 현재 영국 프랑스 독일의 대중국 투자 한도는 800억 위안이고, 호주와 싱가포르는 500억 위안이다.

아울러 정부는 위안화로 표시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중국에서 처음 발행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가 세계 3위 규모인 중국 채권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이 올 초만 해도 자국 자본시장 개방에 소극적이었으나 한국이 AIIB 가입을 결정한 뒤부터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한중#통화-금융협력 mou#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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