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 “북한 유감 표명, 과거 사례와 같다” 일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5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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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동아DB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동아DB
남북 고위급 회담 공동 합의문에서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대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는 대목과 관련해 ‘유감’이 사과인지 아닌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과거 사례와 같다”고 지적했다.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사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

정 전 장관은 25일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옛날에도 사고를 누가 일으켰다고 하지 않고 ‘그런 사고가 있었다는 데 대해서 유감을 표시한다’ 이런 식으로 했었다”며 “그래서 지금까지의 선례와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합의문 문장을 보면 알겠지만 사고를 누가 저질렀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런 사고가 있어서 군인들이 부상을 당했다는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하지 않았나?”라면서 “그러니까 문병 온 셈이다, 문병. 자기가 다치게 했다는 얘기는 하지 않고 ‘야, 다쳤구나? 안됐다, 그것 참 유감이다’ 이런 정도 선에서 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의미는 있다고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그래도 그렇게 해서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어떤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잘된 것”이라고 이번 남북 협상 타결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또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그런 긴박한 상황이었는데. 그걸 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우선 잘된 일”이라고도 했다.

정 전 장관은 합의문에서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 대목은 우리 측이 협상을 잘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그 말은 우리 쪽에서 뒤집으면 앞으로 북한이 또 이런 사고를 일으키면 확성기 방송은 또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그런 점에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음으로서 북한이 이런 일을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제도화했다고 할까요? 그렇게 묶어놓은 효과가 있다”고 풀이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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