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이끈 松商처럼, 온라인 보부상 ‘仁商’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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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청년 온라인 보부상 中진출 도울 것” 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이 22일 인천 남구 석정로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온라인 보부상 인상(仁商)’ 육성 프로젝트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수출 역량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년 온라인 보부상 中진출 도울 것” 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이 22일 인천 남구 석정로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온라인 보부상 인상(仁商)’ 육성 프로젝트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수출 역량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진그룹은 물류에 특화된 그룹의 장점과 한국의 ‘관문’인 인천의 지리적 이점을 결합해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를 ‘스마트 물류’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육(㈜한진)·해(한진해운)·공(대한항공) 모두에서 물류사업을 하는 국내 유일한 그룹인 만큼, 축적된 물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의 수출물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 미래 항공산업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평가되는 ‘MRO(항공기 유지정비)’ 사업 기술을 바탕으로 항공정비와 자동차 소재·부품 분야 강소기업을 길러내고, 중국과 스타트업(창업) 교류협력을 지원하는 방안도 주목할 만하다.

○ IT 통해 물류 경쟁력 높인다

전통 물류산업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스마트 물류’라고 한다. 배송 중인 물건의 실시간 위치 추적이나 무인항공기(드론)를 통한 배송, 온도·습도를 제어한 운반 등이 대표적인 스마트 물류의 사례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최단 시간 운송 경로를 발굴하거나 창고 및 터미널 관리를 자동화하는 것도 포함된다.

한진그룹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스마트 물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물류전문가와 IT 스타트업, 투자자 간 교류 프로그램과 공모전을 운영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활어 운송용 컨테이너’를 주제로 공모전을 실시하면 적정 수온 조절, 고농도 산소 공급, 수질 유지 기술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 이 센터의 계산이다.

현재 진행 중인 ‘컨테이너 터미널 3차원 가상화 관제시스템 개발’ 시범사업도 기대가 크다. ㈜한진의 주도로 인천신항 일부에 3차원 기반의 실시간 관제 시스템을 적용하는 사업이다. ㈜한진 관계자는 “작업 체증과 돌발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며 “국내 IT 기업에 물류와 융합한 신시장 진출 기회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소·벤처기업들의 수출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민관 합동 종합물류컨설팅센터를 운영해 물류 노하우가 부족한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줄 방침이다. 또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온운송기술 등을 활용해 신선 농수산식품의 해외수출도 지원한다.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를 돕는 민간 투자기업(엑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이 센터 안에 상주해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직접 참여한다. 스파크랩은 사물인터넷(IoT)과 핀테크 전문가로 이뤄진 12개국 글로벌 멘토단과 에인절펀드를 활용해 3개월간 투자·법률·글로벌 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 엔진 정비 기술로 강소기업 육성

대한항공은 자체 유지정비 기술을 가지고 1975년부터 지금까지 3900여 대의 엔진정비를 독자적으로 수행했다. 대한항공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인천지역의 제조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엔진정비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인천은 물류도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GM을 비롯해 자동차 소재 및 부품 분야에서 1000여 개 업체가 밀집해 있는 제조업 도시이기도 하다. 기계·장비, 자동차 등 제조업 종사자가 인구의 25.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1월 인천시의 사업체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산업 종사자가 전년도에 비해 2.7% 늘어난 반면 제조업 부문 종사자는 0.3% 증가에 그칠 만큼 제조업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인천 최대 공단인 남동공단의 경우 전체 생산액 중 기계부품·소재 분야 생산액이 2008년 39%에서 2013년 35%로 낮아졌는데, 이는 전국 41개 국가산업단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한항공의 첨단 항공기 엔진 정비기술을 지역 내 제조업체들에 전파해 제조기업들이 신기술을 기반으로 성장 아이템을 찾아내도록 할 예정이다.

실제 도금 관련 중소기업 ‘대동금속화학’은 대한항공과 1997년부터 도금 분야에서 협업한 결과 당시 매출액 30억 원, 종업원 수 21명이던 규모가 지난해 276억 원, 123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 독일 보쉬 등 글로벌 업체의 자동차 엔진 핵심 부품과 반도체 레이저 부품 도금 시장에도 진출해 지난해 109억 원의 수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대한항공 측은 “제2, 제3의 대동금속화학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 중국 네트워크 활용해 스타트업 교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차이나타운이 처음 생겨날 정도로 중국과 교류가 많은 인천의 중국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이 중국 소비시장에 진출하도록 돕는 역할도 하게 된다. 센터는 ‘인-차이나(In-China)랩’을 설치해 베이징(北京) 칭화과기원, 상하이(上海) 둥화대 등과 협력해 중국시장 기술 동향 및 창업 아이템 등을 분석해 안내하고 중국 현지 투자 유치와 수출 상담 등 사업화를 돕는다.

또 1800만 명에 이르는 중국의 온라인 해외 직구족을 공략하기 위해 청년 창업자 중심으로 온라인 창업 교육을 실시하고 중화권 전문 온라인 쇼핑몰 입점을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온라인 보부상 인상(仁商·인천의 상인)’ 육성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펀드를 조성해 스마트 물류, 중국 진출 스타트업 육성 등에 총 159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무역#보부상#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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