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北위협 대비” 사드 첫 언급

주한미군 연설서 배치 필요성 거론, 한미외교회담… “北에 압력 가해야”
“한일관계 자제심 갖고 해법 찾길”

다음

이전

크게보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사진)은 18일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와 인도적 지원 등 도울 준비가 돼 있는 만큼 북한이 하루빨리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 대화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이란과의 핵 협상 타결로 북한만이 고립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은 가장 큰 안보 우려 사항”이라며 “전 세계는 북한의 악행에 초점을 맞추고 압력을 가중해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 미군 기지를 방문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와 핵개발 등 북한 위협을 거론하며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와 다른 것들에 대해 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이라는 특수한 대상을 상대로 한 연설이었지만 케리 장관이 직접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최근 국가정보원이 밝힌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 숙청과 관련해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정조준했다. 케리 장관은 “변덕스러운 지도자가 때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측근조차 끔찍하게 공개 처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특히 비핵화 문제를 거론할 때 김정은을 ‘한 개인(an individual)’으로 지칭하며 “합리적 해법을 찾으려고 다가가는 모든 손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케리 장관은 한일 문제에 대해서는 종래 태도를 반복했다. 그는 “미국은 역사 문제가 치유와 화합의 방향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해 왔다”며 “자제심을 가지고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 해법을 찾기 바란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중재할 수 없으니 한일 양국이 알아서 과거사 해법을 찾으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한국 일본이) 양자 회의를 통해 상호 중립적, 수용할 수 있는 조치를 찾기 바란다”고 공을 떠넘겼다.

이재명 egija@donga.com·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