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 김기춘 실장 교체 ‘국정 쇄신說’ 솔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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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개각 신호탄]

23일 물러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임은 시기 문제였다. 이 장관은 세월호 사고가 수습되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집권 2년 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 장관의 사의를 수용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집권 3년 차 국정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개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권은 개각 폭과 시기를 두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 원 포인트 개각에 그칠까


청와대 내부는 현재 개각 논의가 거의 없는 분위기다. 해수부 장관만 ‘원 포인트 개각’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여권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해수부 장관 후보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주로 새누리당 의원들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진복 유기준 홍문표 의원 등이 차기 해수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정책 성과를 내야 할 집권 3년 차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빈자리만 채우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정치인을 발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로 ‘비선 논란’ ‘권력 암투설’이 불거지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부분 개각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분 개각을 한다면 정권 출범 초 임명된 장관들이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 윤병세 외교부, 류길재 통일부, 황교안 법무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윤성규 환경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등 7명이 1기 내각 멤버다.

여권 내에선 개각을 하더라도 경제팀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올해 6월 개각 당시 윤상직 서승환 장관 등도 교체가 검토됐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요청으로 모두 유임된 만큼 박 대통령이 당분간 ‘최경환호(號)’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서 장관이 교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관가에서는 외교부 보건복지부 장관의 교체를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 김기춘 비서실장 거취 주목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상 국면 전환을 위해 개각을 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있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이 국정 쇄신 여론을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등 ‘국정 투톱’을 교체해 분위기를 일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김 실장이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 이후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말도 들린다.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 김 실장이 국정 난맥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 실장만큼 국정 장악력을 갖춘 후임자를 물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권영세 주중국 대사와 최외출 영남대 부총장 등이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총무, 정호성 제1부속,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의 교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장관이 국회에 복귀하면 내년 5월로 예상되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구도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세 번이나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했던 이 장관이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면 표밭을 다지고 있는 유승민 의원과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심재철 원유철 나경원 의원 등도 후보군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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