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낸 공약만 8만개… ‘당선되면 끝’ 풍토 바꿔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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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지방선거]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토론회

6월 지방선거를 정책, 공약 중심으로 치르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정당학회, 한국정책학회와 공동으로 11일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토론회’를 열었다. 양대 주제는 유권자가 후보자의 공약에 무관심한 이유, 후보자가 부실한 공약을 내놓는 원인.

각 후보자들이 지키지 못할 장밋빛 공약만 남발해 유권자가 정책 공약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데 토론자들은 대체로 공감했다. 김미경 상명대 교수는 “후보자나 정당은 정책 공약이 득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정책선거에 무관심했다”며 “유권자가 정책을 보고 투표하는 정책선거로 변화를 일으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물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진 점도 정책선거가 지지부진한 또 다른 이유로 꼽혔다. 홍형득 강원대 교수는 “유권자는 후보자를 결정할 때 인물의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공약을 알 수 있는 기회와 공약 검증 장치가 미흡하고, 당선 후 공약을 잘 지키지 않아 공약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점도 무관심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무책임한 공약 남발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올해 2월 기준으로 그동안 선출직 공직자가 내놓은 공약은 무려 8만여 개로 추정된다”며 “공약을 실행하려면 1200조 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도 정책 중심 선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축사에서 “어느 후보가 실현 가능한 공약을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의 불통은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연고주의, 비방, 흑색선전에 기반을 둔 선거로 이어져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지방선거#공약#매니페스토 정책선거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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