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서울 덮쳐도… 한국, 요격수단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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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패트리엇 SM-6미사일… 정치권 반발에 수년째 검토만
30분내 탐지파괴 ‘킬체인’… 빨라야 2015년에나 구축

‘황해북도 신계군 미사일 기지. 이동식 차량 발사대(TEL)에서 10kt(킬로톤·1kt은 TNT 1000t에 해당하는 폭발력)짜리 핵탄두를 탑재한 스커드-B 미사일 여러 기가 하늘로 솟구쳤다. 체제 붕괴에 직면한 북한 내 강경세력이 막가파식 대남 핵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서울 전역에 대피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핵미사일이 서울 상공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3분. 그러나 한국군은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이런 비극적 시나리오는 영화에서나 보고 싶다. 그러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경우 한반도의 핵 위기는 현실적 시나리오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핵탄두를 탑재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서울을 덮치더라도 이를 요격할 군사적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2005년부터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의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참여 논란과 과도한 전력 투자라는 정치권 일각과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군은 2007년 차선책으로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구형 패트리엇(PAC-2) 미사일을 도입 배치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 구축함 발사용 SM-6 미사일을 도입하는 방안도 2008년부터 지금까지 검토만 하고 있다.

북핵 시설의 탐지 및 타격전력 증강 계획도 지지부진하다. 군 당국은 2008년 위성과 조기경보통제기, 중·고고도 무인항공기(UAV)로 북한 전역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감시하고, 핵미사일 공격이 확실시되면 선제 타격하는 내용의 북핵 대비전력 증강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고고도 UAV와 북핵시설 타격용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도입 사업은 한 발짝도 못 나갔다.

북한의 핵 위협이 갈수록 고조되자 한미 군 당국은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44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 전역의 차량탑재 탄도미사일을 30분 내 탐지해 파괴하는 ‘킬체인(kill chain)’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PAC-3 요격체계를 구축해 탄도미사일 요격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군 당국의 복안이었다. 하지만 이 시스템도 빨라야 2015년에나 구축이 완료된다.

이 때문에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주한미군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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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핵미사일#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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