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백악관인사 8월 극비방북… 美대선 관련 거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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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北 로켓발사前 당일치기 이어 올 두번째
NSC 고위 인사 나흘동안 이례적 평양 체류
‘北무력도발 자제-美상응 조치’ 협의 가능성
조용하던 北, 선거 끝나자마자 미사일 발사 징후

北 미사일 발사 준비 완료? 올해 4월 발사때와 움직임 똑같아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인 ‘디지털글로브’는 북
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 기지의 위성사진을 26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미사일 발사 준비로 보이는 활동이 활발해 3주
이내에 새로운 발사 실험이 실행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위성사진은 23일 촬영한 것으로 새로운 천막과 트럭, 이동식 연료
및 산소 탱크가 관측돼 4월 미사일 발사 때의 준비 상황과 일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 출처 디지털글로브 홈페이지
北 미사일 발사 준비 완료? 올해 4월 발사때와 움직임 똑같아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인 ‘디지털글로브’는 북 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 기지의 위성사진을 26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미사일 발사 준비로 보이는 활동이 활발해 3주 이내에 새로운 발사 실험이 실행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위성사진은 23일 촬영한 것으로 새로운 천막과 트럭, 이동식 연료 및 산소 탱크가 관측돼 4월 미사일 발사 때의 준비 상황과 일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 출처 디지털글로브 홈페이지
미국 당국자들이 8월 극비리에 북한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기 직전인 4월 미국 당국자가 방북했던 데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외교 소식통은 28일 “미국 공군기가 8월 17일 괌에서 출발해 서해 항로를 거쳐 평양으로 들어갔다”라며 “이 비행기는 나흘간 평양에 머무르다 20일 되돌아 나왔다”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항로는 4개월 전 방북 때와 같은 루트였다”라고 덧붙였다.

당일치기였던 4월 방북과 달리 8월 방북은 3박 4일의 일정이어서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11·6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과 깊숙한 협상을 벌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쏜 지 4개월 만에 당국자가 방북했다는 것은 미국으로선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외교 소식통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무력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고,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단행하거나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경우 미국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감안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북측과 대화의 끈을 유지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8월 이후 3개월 동안 침묵하던 북한은 미국 대선이 끝나자마자 평양시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서해 동창리 미사일기지로 장거리로켓 부품을 옮기는 등 대외적 도발 움직임을 재개했다. 북한은 현재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2·19 한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인 셈이다.

미 공군기가 활용한 서해 항로는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방북할 때 이용했던 것과 같은 루트다. 항공기가 서해를 거쳐 평양 순안공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거쳐야 하고 이때 중앙방공통제소(MCRC) 레이더에 항적이 노출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방북하려면 한국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미국은 4월 방북 때와 달리 8월엔 중국에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美, 中에도 통보… 우리정부 “말하기 어렵다” 확인 거부 ▼

방북한 미국 인사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보안을 유지하면서 협상의 무게감을 높이기 위해 국무부가 아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니얼 러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시드니 사일러 북한담당관이 거론된다. 사일러 담당관은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을 담당했고 연세대에서 공부해 한국어에 능통하다.

8월은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이 반민반관(半民半官)의 ‘1.5트랙’으로 접촉하는 등 일련의 만남이 이뤄지던 때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국장은 7월 31일부터 3일간 싱가포르에서 조엘 위트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만났다. 또 8월 9, 10일 중국 베이징에선 북-일 적십자회담이, 29일엔 북-일 정부 간 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당국자의 8월 방북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한 당국자는 “정보 사항에 대해서는 맞다 틀리다 말하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도 “미국의 4월 방북도 외교가 아니라 인텔리전스(정보) 차원에서 이뤄졌고 미국은 여전히 방북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4월 방북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후 미 국무부는 “어떤 식으로라도 말할 게 없다”라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채널A 영상] 북한, 미사일 발사로 대선 훼방?

조숭호·이승헌 기자 shcho@donga.com
#미국#북한#장거리로켓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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