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대선 D-30]대진표조차 확정 안된 대선… 후보 정책 검증은 언제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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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19일로 D―30일에 접어들었다. 대선후보의 정책과 공약, 언행과 행적에 대한 검증과 평가가 나와야 할 때이지만 한국 대선은 대진표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이날부터 정당의 당원 대상 집회가 금지되고 21일부터 부재자 신고를 해야 하는 등 대선일정은 진행되는데 정작 누가 겨룰지는 모르는 셈이다. 정치의 불확실성이 국가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일”

이번 대선은 10년 전인 2002년 대선 상황의 판박이다. 당시 범여권의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는 선거를 33일 앞둔 11월 16일에야 후보 단일화 원칙에 전격 합의했다. 노 후보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것은 후보 등록 당일인 같은 달 25일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 등록일에야 최종 대진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2007년 대선에서는 일찌감치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굳어졌지만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BBK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대선 정국을 뒤흔들었다. 대선 때마다 후보와 정책 검증은 뒷전으로 밀린 채 ‘짝짓기’ 결과나 막판 돌발 변수가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결 구도조차 알기 힘든 이런 ‘깜깜이 선거’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지적한다.

○ 야권의 기싸움 승자는?

이번 한 주의 모든 관심은 25, 26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중 누가 야권의 최종 승자가 될지에 맞춰져 있다.

리서치앤리서치(R&R)가 15∼17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예측불허의 혼전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중단에 누가 더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문 후보라는 응답이 35.4%로 안 후보라는 응답(24.5%)보다 높았다. 하지만 ‘모름·무응답’ 비율이 40.1%에 달해 상당수 유권자들이 아직까지 두 후보의 협상 과정을 관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야권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문 후보 36.5% △안 후보 35.2%로 박빙의 승부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층을 제외하면 안 후보가 51.2%의 지지를 얻어 문 후보(44.0%)를 7.2%포인트 앞섰다. 야권 후보 단일화의 승부처인 호남에서는 반대로 문 후보의 지지율(41.2%)이 안 후보(37.7%)보다 높았다.

‘박 후보와 경쟁할 야권 단일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질문을 살짝 바꾸자 결과는 달라졌다. 문 후보가 40.4%의 지지를 얻어 단순 지지도 조사 때보다 안 후보(35.2%)와의 격차가 커졌다. 반면 박 후보 지지층을 제외한 결과에선 안 후보가 48.6%, 문 후보가 46.1%로 격차가 좁혀졌다. 야권 지지층에서 문 후보의 경쟁력이 안 후보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 박근혜 후보의 반사이익?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대선의 블랙홀’이 된 가운데 박 후보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R&R 조사에서 박 후보는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44.1%의 지지를 얻어 안 후보(43.7%)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46.0%의 지지를 받아 문 후보(41.9%)보다 4.1%포인트 앞섰다. 새누리당은 “야권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 실망한 유권자가 박 후보에게 돌아서고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하지만 ‘문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된다면 대선에서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반드시 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 29.4% △되도록 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 17.0%로 ‘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6.4%인 반면 ‘박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8.7%로 나타났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된다면 대선에서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안 후보에게 투표하겠다 42.2% △박 후보에게 투표하겠다 41.3%로 박빙이었다.


이재명·김기현 기자 egija@donga.com

[채널A 영상]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협상 재개 이유는?


#박근혜#문재인#안철수#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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