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영호 총참모장 숙청]김정일은 김일성 3년상 끝낸 뒤 숙청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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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다른 김정은 인사, 신속하고 과감한 모습 보여

김정은 출범 7개월 만에 단행된 최측근에 대한 숙청은 아버지 김정일 시절과는 다른 인사 패턴을 보여준다. 김정일의 인사 스타일은 보수적이라고 할 만큼 신중했던 반면에 아들 김정은은 전격적이고 과감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북한 전문가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001년 저서에서 “김정일이 2대 세습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1980년 이후 북한 권력구조 내 인물 변화는 아주 적었고 주요 간부들이 권력 블록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고 평가했다.

이런 현상은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 7월 이후에도 당분간 유지됐다. 권력엘리트 개인에 대한 숙청은 아버지의 삼년상이 끝난 뒤인 1997년 9월 경제실정의 책임을 물어 당 농업담당 비서 서관히를 처형한 것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반면에 김정은은 아버지와 달리 능력과 충성도에 따라 엘리트들을 신속히 교체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영호의 해임을 신속히 공개한 것은 ‘투명성 증대’라는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김정은의 스타일은 그만큼 취약한 권력기반을 반영한다는 관측도 많다. 20년 동안 후계자로서 기반을 쌓은 김정일과 달리 후계수업 기간이 짧았던 김정은은 능력과 충성도가 떨어지는 측근을 과감히 교체하며 체제를 공고화해 나가야 하는 처지라는 얘기다.

국가에 생계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북한에서 ‘철직(撤職)’은 곧 생존에 대한 위협이다. 다만 일정 기간이 지나 복직된 사례도 없지 않다.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은 2004년 파벌주의 조장을 이유로 숙청당했다가 2년 만에 평양으로 돌아왔고, 2007년 경제개혁에 앞장서다 쫓겨났던 박봉주 전 내각 총리는 3년 만에 당 제1부부장으로 복직했다.

신석호 채널A 기자 kyle@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이영호 숙청#김정은#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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