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저울질하는 이해찬,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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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이해찬 상임고문이 당대표 선출을 위한 6월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 고문은 최근 친노(친노무현)계와 충남지역 4·11총선 당선자 등과 만나 전대 룰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 측 관계자는 23일 “애초 ‘당권 불출마’라고 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태도 변화”라고 전했다.

이 고문의 고민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계가 내세울 카드가 이 고문 외엔 마땅치 않다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당초 친노계는 정세균 상임고문에게 당권 도전을 적극 권유했으나 정 고문이 “당 대표는 나의 목표가 아니다”며 거절하는 바람에 이 고문으로 방향을 돌렸다. 친노계의 한 인사는 “문재인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친노 대선후보론’을 띄우기 위해서라도 이 고문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고문에게는 이번 전대가 친노 대 비노(비노무현)의 싸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부담이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연일 “호남이 홀대받고 있다”면서 비노 세력과 호남 간 연대를 꾀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이 비노 진영의 대선주자인 손학규 상임고문과 ‘당권-대권 역할분담’으로 손잡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시민사회세력 등과의 통합 과정에서 갈라섰던 두 사람은 최근 오찬도 함께했다. 박 최고위원은 “밥만 먹었을 뿐 손을 잡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손 고문 측에서 손을 내민다면 뿌리칠 생각은 없다는 분위기다.

4·11총선을 통해 원내에 복귀하게 된 김한길 전 원내대표의 태도도 관심거리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을 승리로 이끈 데 기여한 대표적인 전략통이지만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다. 당내에선 색깔이 선명한 이해찬 고문, 박 최고위원과 대조적으로 그의 ‘무(無)계파’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계파 갈등이 불 보듯 뻔한 대선후보 경선 과정을 당 대표가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24일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내놓은 뒤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관계자는 “이사 중 ‘노 배지’인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이나 문성근 대표대행이 이사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해찬#민주통합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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