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선 맞힌 美정치학회 분석 틀, 한국 대통령 선거에 적용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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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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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예측 모델… 야권후보가 2승 1패

미국에서는 대선의 해에 미국정치학회의 과학적인 예측 연구가 활발하게 벌어진다. 2008년 대선 때 9개 팀이 대선을 예측해 6개 팀이 버락 오바마 후보, 1개 팀이 존 매케인 후보, 2개 팀이 무승부를 예측했다. 올해 미국 대선에선 연구 중인 4개 팀 모두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점치고 있다.

명지대 미래정치연구소(소장 윤종빈)는 국내 최초로 미국정치학회의 대선 예측모델을 한국 현실에 맞게 변형시켜 2012년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네 가지 예측모델의 중간 연구결과가 10일 세미나에서 발표된다. 정당별 대선후보 경선이 완료되는 9월경 최종 예측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동아일보는 연구소와 함께 연구결과를 계속해서 소개한다.

○ 프라이머리 모델, 민주당 후보 우세


명지대 윤종빈 교수와 인하대 조진만 교수는 미국에서 대선의 해 1∼3월에 치러지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프라이머리 결과로 대선을 예측하는 모델을 변형시켰다. 우리나라에 없는 프라이머리를 대선 직전 지방선거 결과로 대체했다.

2007년 대선과 가장 유사한 결과가 나온 2006년 지방선거 지역구 13곳(양대 정당 후보 득표율과의 차이 ±5%포인트 이내)을 뽑았다. 이 지역의 2010년 지방선거 결과로 2012년 대선을 예측하자 민주통합당 후보가 47.46%, 새누리당 후보가 38.37%를 득표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방식으로 2002년 대선과 가장 유사한 결과가 나온 2002년 지방선거 지역구 11곳으로 예측한 결과 민주당 후보가 45.85%로 새누리당 후보(39.13%)를 앞섰다.

○ 서베이분석 모델, 새누리당 후보 우세


국민대 장승진 교수는 1992년부터 매번 대선 직후 한국정치학회가 실시한 표본조사를 통해 유권자들이 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라 어떤 투표행태를 보이는지 분석했다.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교육수준, 세대, 성별 등 세 가지를 조합해 30개의 인구집단을 구성한 뒤 각 집단의 투표행태를 분석했다. 1992년 이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각 집단의 투표성향이 바뀌는 부분과 지역을 변수로 추가했다. 5대 변수를 정밀분석한 결과 올해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52.64%를 득표해 이기는 것으로 예측됐다.

○ 델파이조사 모델, 문재인 후보 우세


델파이조사(전문가 심층조사)는 2004년 미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후보의 득표율을 0.7% 차로 정확하게 예측해 각광을 받았다.

조 교수와 윤 교수는 국내 정치학자 30명을 상대로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초, 두 차례 델파이조사를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선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다. 문 이사장을 꼽은 응답자는 46.7%였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26.7%,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20% 순이었다.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문 이사장과 안 원장이 각각 박 위원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해 응답자들은 평균 40.1%로 낮게 예측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 현직 대통령 평가모델, 예측 보류


미국에서 활발하게 이용되는 이 모델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업무수행평가가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라는 점에 기반을 둔다. 유권자의 과거 회귀적 투표성향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화여대 유성진 교수가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현직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재임기간 평균 지지율이 높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평균 57.6%)의 경우 정권을 재창출했지만 지지율이 낮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평균 34.3%)의 경우 정권을 내줬다. 실업률, 물가상승률, 국내총생산(GDP), 소비자심리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로 본 경제적 업무수행평가는 대선 결과와의 상관성이 높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4년간 평균 지지율 41.09%로는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올해 지지율이 드러나는 하반기엔 구체적인 예측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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