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재정위기 국가 뼈깎는 자구노력 절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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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0 정상회의 ‘그리스 문제’ 처리 고심

이명박 대통령은 3일 프랑스 칸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업무오찬에서 “한국은 1998년 외환위기 때 뼈를 깎는 구조개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며 “(재정)위기 당사국의 철저한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럽의 금융 지원을 받으면서도 자구노력을 미뤄온 그리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3, 4일 양일간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그리스 문제가 압도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국제금융 질서 재편 △개도국 지원 방안 모색 등의 의제는 눈길을 덜 끌게 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 이 대통령, 재정 건전성 강조


G20 정상회의는 3일 칸 시내의 페스티벌 궁전에서 토론을 겸한 업무오찬으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1, 2차 세션 토론에서 “어려울수록 개방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며 자유무역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재정위기에 빠진 나라의 해법은 (복지 지출을 줄이는) 재정건전화가 근본 대책이므로 각국이 구체적 조치를 전제로 한 재정건전화 계획을 짜자”고 제안했다.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그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주요국 정상들은 토론 중간 중간에 구수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은 자체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지혜가 있다”며 직접 개입을 거부함에 따라 구체적 해법이 도출되지는 못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국제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반 총장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개도국의 빈곤과 개발격차 해소를 위해 이 대통령이 주도해온 개발의제가 소홀히 되지 않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남수단 상황이 심각하다. 이곳에 평화유지군(PKO)을 파병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개발의제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우리나라가 G20 개발그룹 의장국으로서 더 큰 성과를 내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남수단 파병에 대해서는 즉답을 내놓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기업은 위기일수록 혁신해야”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2일 글로벌 거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글로벌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도전적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G20 개막을 하루 앞두고 CEO 300여 명이 참석한 비즈니스 서밋(B20) 개막 만찬 연설에서였다. G20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이 대통령을 연설자로 초청한 프랑스 기업인연합회(MEDEF)의 로랑스 파리소 회장은 “이 대통령은 CEO 출신이어서 우리를 잘 이해한다”며 연단으로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기업가 마인드가 세상을 변화시켜 온 것은 역사를 통해 잘 알 수 있다”며 글로벌 재정위기가 초래한 일자리 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2008년 이후 세계적으로 2000만 개의 일자리가 줄었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이어 “기업이 투자하고 고용을 늘려야 성장이 이어질 수 있다. 경제를 살리는 주체는 바로 기업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현재의 재정위기 타개 방안에 대해 “정부 차원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우선시돼야 한다”면서도 “기업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같은 노력이 수반돼야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가 경험했다. 훌륭한 기업은 불경기를 맞아 더 혁신하고 더 과감하게 투자해 더 큰 성장을 이뤄왔다”며 과감한 행동을 주문했다.

○ 게이츠, 제3세계 지원 보고서 제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명예회장은 3일 2차 세션에서 제3세계 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을 보고했다. G20 의장국인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올해 2월 “개도국을 도울 재원을 찾아야 한다”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한국 정부가 2015년까지 정부의 개도국 지원을 현재보다 3배 늘린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게이츠 명예회장은 선진국의 경기 위축으로 개도국 지원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담배세 △금융거래세 △국제항공·해운세 부과를 제안했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이런 제안이 당장 국제적 동의를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칸=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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