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관측소 中과 공동운영 지질자원硏 장호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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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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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이후 화산활동 잠잠… 백두산 분화 징후 전혀 없다”

“가까운 시일 내에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국내 원전의 안전 문제도 너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3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콘퍼런스룸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장호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68·사진)은 최근 “근거 없는 공포가 국내에 필요 이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은 국내에서 지진, 지진해일(쓰나미), 원전 용지 안전, 화산에 대한 연구를 하는 정부 기관이지만 지진-쓰나미-화산과 관련된 공식적 발표는 기상청이, 원전 안전에 대한 내용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해왔다.

장 원장은 화산과 쓰나미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A4 용지 40장에 가까운 자료를 꺼내면서 “우리나라가 백두산 화산활동을 감지하지 못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한국은 중국 7개, 러시아 1개 등 8개 해외 지진관측소에 연구비를 지원하며 공동운영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옌볜에 있는 관측소에서 백두산의 화산 폭발 징후를 감시한다.

“옌볜 관측소의 자료를 분석하면 백두산의 화산활동은 2003년부터 활발해져 2005년까지 지속된 뒤 2006년부터는 잠잠해졌습니다. 최근 유황가스가 분출한다거나 리히터 규모 3.0 정도의 지진이 일어나는 것은 일상적인 활동입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백두산 폭발 가능성이 제기된 뒤 중국은 자체적으로 조사해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질자원연구원의 분석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장 원장은 동일본 대지진과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백두산 분화 가능성도 일축했다. 러시아의 경우 1970년대 화산섬이 많은 북태평양 알류샨 열도 지역에서 규모 7.0 정도의 핵실험을 했지만 화산폭발이 없었다.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뒤 가까운 화산에 영향은 주고 있지만 폭발 징후가 없다. 장 원장은 “백두산 바로 옆에서 규모 7.5 정도의 핵실험을 하면 ‘아주 조금’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경기 파주시 문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북한의 제의로 열린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를 위한 남북 민간 전문가회의’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장 원장은 “남북한이 공동으로 백두산을 연구하는 것은 찬성이지만 진정한 연구가 되려면 중국도 참여해야 한다”며 “백두산의 절반은 중국에 있기 때문에 이곳 관측소에서 얻은 자료도 포함돼야 온전한 연구가 된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최근 지진-쓰나미와 국내 원전 안전에 대해 지나친 공포감을 갖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우려하며 “쓰나미가 한반도에 올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쓰나미가 오더라도 높은 원전 용지까지 물이 차지 않도록 방호벽을 세우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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