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위협 잇단 경고음]美 군사전문가 3인, 北 동창리 미사일 기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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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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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몇달내 서울 상공 지나갈 수도”

미국의 군사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에 두 번째 미사일 기지 발사대를 완성한 것과 관련해 “새로운 차원의 중대한 군사적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또 과거 북한의 행동패턴을 감안할 때 몇 개월 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또 다른 국지적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일보는 17일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과 윌리엄 토비 전 미 에너지부 산하 핵안전보장국(NNSA) 부청장(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을 전화 인터뷰했다. 이들의 의견과 마침 이날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로버트 윌러드 미 태평양사령관의 발언을 종합해 북한 미사일 기지 완공의 파장을 진단해본다.

○ 서울 상공 날아 태평양에 떨어질 수도

벨 전 사령관은 “북한이 동쪽 무수단리에 이어 새 미사일 발사기지로 서북쪽 끝 북-중 접경지대에 위치한 동창리를 택한 것은 고도의 전략적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태평양으로 날아가는 과정에서 일본의 영공을 지나칠 필요가 없어 장거리미사일 발사 때마다 일본과 겪어 온 외교적 다툼의 소지를 없앴으며 선택하기만 한다면 쉽게 서울 상공을 날아 태평양에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또 하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북한의 탁월한 특전능력”이라며 “20∼30년 전에 사용했던 특전부대의 게릴라 전술로 다시 돌아가 국지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장족의 발전…소형화 기술은 아직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크게 발전해 미국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에는 세 전문가의 의견이 일치했다. 토비 연구원은 “아직 정확도 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긴 하지만 북한은 앞으로 몇 년 안에 미 본토에 도달하는 ICBM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 ICBM의 미 본토 공격이 ‘가능성’이라면 미사일 기술의 해외 수출은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벨 전 사령관도 “2006년과 2009년 대포동 미사일의 시험발사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기술력이 축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며 “하지만 ICBM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핵심기술인 소형화(miniaturization) 기술을 갖추지 못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 당장은 안 쏜다

윌러드 사령관은 “조만간 미사일 시험을 준비하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미사일 기지의 구체적인 장소와 능력은 언급할 수 없지만 지난해 도발적 행동들과 북한 권력 승계 과정의 복잡한 성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북한 미사일은) 우리 모두에게 걱정거리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동창리 발사기지 건설 의도에 대해서는 미국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의도가 더 강하다는 분석이 있었다. 2004∼2006년 국가안보회의(NSC) 소속으로 6자회담에 참가했던 토비 연구원은 “북한은 미사일 기지 완성을 통해 미국과 대화 구도를 조성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겠지만 미국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보다는 6자회담 내에서 북한과 대화하는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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