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6자 대화론’ 제기]“美정부내 한국 강경책 우려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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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에서 최근 북한과의 대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력이 큰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북한 핵개발에 반대한다는 강한 메시지 전달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면서 대북정책 재검토 △북-미 간 고위급 협의라는 3단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미국 측 특사 후보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외교·안보통인 샘 넌 전 상원 군사위원장을 꼽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도 28일 “이명박 정부의 대북 대응이 점차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런 한국의 행동이 미국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 행정부 내에서는 심각하지는 않지만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고 했다. 이 신문은 또 한미 정치 분석가들의 말을 통해 “이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으로부터 ‘북한과 대화하라’는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상도 28일 “(북-일) 국교는 단절됐어도 양국 현안에 대해 직접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년에 공식 실무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전했다. 북-일 간 대화 재개를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그는 “보이지 않는 형태로는 여러 교섭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도 말해 북한과 비공식 접촉이 진행 중임을 분명히 했다. 북-일 공식 협의는 2008년 8월 납치문제 재조사에 합의한 이후 중단됐다.

이 신문은 또 29일에는 미국 고위관계자 말을 인용하면서 “중국은 6자회담을 주장해 왔지만 (최근 자세를 바꿔) 남북대화 실현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데 미중 양국이 대체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에 ‘6자회담 재개보다 남북대화가 우선 이뤄질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한국의 정당한 분노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는 뜻을 전했다”며 “중국도 한국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이 20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군사훈련을 했지만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은 미국의 요청을 받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최근 미 행정부 내에서 중국의 북한 편들기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사라진 것도 중국이 미국에 협조적인 자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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