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종료 후 첫날…서해5도 긴장감 여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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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 종료 후 첫날인 2일,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5도 지역은 긴장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채 주민의 불안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북한의 재도발이 없었지만, 훈련 종료 후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포격 이후 연평도의 K-9 자주포 수가 배로 늘고 다연장로켓포(MLRS)와 자주대공미사일인 천마 등 군사 장비가 잇따라 추가 배치되는 것도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연평도에 사는 50대 황모씨는 "군부대에서 나눠주는 비표가 없으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고 섬 안에 위력적인 신무기가 자꾸 배치되는데 어떻게 불안하지 않겠느냐"라며 "지금 섬으로 돌아온 주민들도 급한 일 때문에 잠깐 들린 것이지 북한이 또 어떤 짓을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완전히 귀향하려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주민은 "우리가 훈련한다고 포를 쏘면 북쪽에서도 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북한이 망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렇게는 안 할 것 같지만 워낙 예측하기 힘든 상대라…"라며 말끝을 흐렸다.

서해 최북단 백령.대청.소청도에서도 여전히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북한이 서해 5도에 기습 상륙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백령도해병 6여단은 24시간 경계근무를 강화하는 등 최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끼니 때마다 공사장 인부들로 북적이던 백령도 진촌리의 부대찌개 식당은 외지인이 모두 떠나면서 가게가 텅 비었다.

식당 주인은 "섬에서 나가는 사람은 많은데 들어오는 사람은 적으니 손님이 뚝 끊겨서 식재료 값도 안 나온다. 우리도 인천에 얼마간 나가 있어야 할 것 같다"라고 걱정을 털어놓았다.

대청도에서 어업을 하는 김능호(57) 씨도 "연합훈련 중이든 끝났든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여기라고 안전하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당장 떠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위협이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까지 움츠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주민들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

연평도에 남아있는 어민들은 당장 내일이라도 군. 경의 조업 재개 신호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출항 태세를 갖추고 있고, 인천에 나와 있는 어민들도 해양경찰에 출어 가능성을 문의하는 등 생계전선으로 복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연평도에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 경 연평어민 2명과 4명을 각각 태운 어선 2척이 도착한 데 이어 1일에도 안강망어선 1척이 추가로 복귀했다.

대청면사무소 소청출장소 김태회(54) 소장도 "연평도 사태로 놀란 가슴이 완전히 진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미가 군사훈련까지 했는데 북한이 설마 또 도발을 하겠냐'라며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백령도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황금자(50·여)씨도 "연평도 포격 이후로 불안해하는 사람들은 이미 섬을 떠났을 것"이라며 "백령도는 전력 면에서 연평도와 다르다. 북한도 감히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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