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도 견딘 김태영 국방장관, ‘불명예 퇴진’ 배경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5일 2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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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포격도발 대응 부적절 논란 속 결국 낙마

25일 김태영 국방장관의 전격적인 사퇴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여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오후 북한의 방사포와 해안포 포격 이후 군의 대응사격이 늦었고 사격발수도 북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응사격에 동원한 K-9 자주포도 23일에는 6문이라고 했다가 24일에는 4문, 25일에는 3문으로 수정해 천안함 피격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군이 '말바꾸기'를 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지난해 9월23일 취임한 김 장관은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잇달아 겪으며 결국 1년2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김 장관의 사퇴 배경에 대해 "천안함 사태 이후 5월1일 공식 사의를 표명한 바 있는데 천안함 후속 조치와 한미 국방 장관 회담 등 연속된 현안 처리를 위해 사퇴서 수리를 미뤄오다가 최근 연속된 군 사고와 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오늘 사의 수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올해 3월26일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퇴진 압력을 받아왔다.

천안함 피격사건 때도 군은 대비태세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열영상감시장비(TOD) 존재 여부 등에 대해 계속 말을 바꿔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했었다.
김 장관은 두 차례나 천안함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이명박 대통령에서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위기의 군을 추스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유임이 결정됐다.

8월8일 개각 때도 천안함 후속조치를 무리 없이 추진해왔고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 연기 등 현안을 챙길 적임자라는 평가 속에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번 북한의 포격 도발 때도 군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면서 김 장관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북한이 170여발이나 무차별 사격을 가했는데도 대응사격은 80발에 그쳤고 그나마 13~14분이나 늦게 이루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최초 대응사격 때 해병대 연평부대에 배치된 K-9 자주포 중 절반만 작동했고 날아오는 적의 포탄을 탐지하는 대포병레이더(AN/TPQ-37)는 제구실을 못해 민·군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북한의 사격발수와 대응사격에 동원된 K-9 자주포의 문수 등에 대한 군 당국의 말 바꾸기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군의 대응이 허술했다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천안함 피격사건의 풍파도 견딘 김태영 장관은 다시 사의를 표명했고 군 쇄신의 필요성을 느낀 이 대통령은 이를 수리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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