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은 北中동맹 위한 계산된 모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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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中밀월’ 분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27일 정상회담으로 확인된 북-중 밀월관계는 결과적으로 천안함 폭침사건이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3월 26일 천안함 폭침사건이 일어나자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과의 동맹 강화를 위해 무력도발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이 국제주의 노선을 지향하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을 줄이자 중국과 맞닿은 서해에서 분쟁을 일으켜 불만을 표시하고 경고를 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은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북한을 지지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천안함 사건 이후 5월과 8월 두 차례의 방중을 통해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내고 한미관계 강화에 대응한 북-중 관계의 강화에 성공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소련, 중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한반도에서의 무력분쟁 가능성을 활용해 왔다. 김일성 주석이 1975년 남베트남 패망을 앞두고 실제 속내와는 다르게 남침을 하겠다며 소련과 중국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종대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계산된 모험주의를 통해 소련 중국에 대한 자신의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지원의) 협상력을 높여왔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따돌리고 후 주석을 만난 것은 북한이 목표로 하는 전략적 구상의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 후계구도를 안착시키기 위해서 한반도가 여전히 긴장과 대결 상태라는 것을 내부에 각인시키면서 후계자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앞으로 북한은 중국을 통한 생존전략을 심화시킬 것이며 한국과 미국의 영향력은 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 대(對) ‘북-중 동맹’의 대립과 블록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방패막이 역할을 자임하면서 한반도 정세 악화의 비난을 한미 양국의 군사훈련에 떠미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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