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박근혜 전 대표… 이번엔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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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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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후 ‘6번째 만남’ 다음주 성사 가능성

양측 “못만날 이유 없다”
그동안 벌어진 간극 워낙 커
관계개선 전망은 엇갈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7·28 재·보궐선거를 전후해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여여(與與) 영수회담’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17일 박 전 대표(16일)와 이 대통령(17일)을 잇달아 만났다면서 “양자가 모두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달 말에 성사된다면 지난해 9월 16일 이후 10개월 만이다. 2007년 대선 승리 이후 공개·비공개 회동을 포함해 여섯 번째 만남이 된다.

회동 추진 움직임은 6·2지방선거 패배 후 “한나라당의 내분 극복 없이는 향후 정국 주도가 어렵다”는 현실 인식을 여권 핵심부가 거듭 갖게 된 데서 비롯한다. 최근 불거진 친이(친이명박)계 내부의 다툼도 당내 화합이 제1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사례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8일 “중진 의원들이 일찌감치 이 대통령에게 ‘회동 필요성’을 적극 진언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박 전 대표 측은 서로에 대해 “못 만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외견상으로는 당을 주도하는 친이 그룹이 친박(친박근혜)계보다 조금 더 열의를 보이고 있다.

친이 인사들은 ‘성공한 대통령 만들기’를 한나라당의 1, 2대 주주가 대타협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한 의원은 “40%대 국정지지도도 정권재창출이 없다면 의미가 반감된다”고 했다. 다른 친이 의원은 “두 분의 관계를 지금 정상화하지 못하면 박 전 대표가 정권 후반기에 마이웨이(제 갈길 가기)에 나설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친박 의원들 역시 친이 세력의 도움 없이는 ‘박근혜 대통령’ 구상은 험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보수층 일각에서 여권의 6·2지방선거 패배 등 MB 정부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진보세력의 공세에 밀리는 것은 ‘박 전 대표의 방관’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친박 그룹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여여 영수회담이 도출해낼 성과에 거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기대치는 제각각이다. 친박계인 유정복 의원은 “그동안 몇 차례 만남은 있었지만 진지한 논의구조는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또 다른 친박 의원은 “최소한 ‘다음은 박근혜’라는 제스처는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기류는 그동안 양자회동이 몇 차례 있었지만 오히려 간극이 더 벌어졌던 ‘나쁜 기억’ 때문이다. 박 전 대표에 대한 국무총리직 제의, 4·9총선 공천원칙 등을 놓고 말이 엇갈렸고 2008년 5월에는 박 전 대표가 “아 다르고 어 다르다”며 회동 내용을 직접 설명한 적도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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