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당대회 후보등록 D-10… 관전 포인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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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출마자 난립- 경쟁률 2대1 혼전
② 소장파의 힘- 중진벽 넘을지 관심
③ 친박계 혼선- 아직도 ‘대표’ 못정해

한나라당의 7·14전당대회가 24일로 2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당대회 분위기는 뜨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등 거물급 인사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으로 ‘빅 매치’가 무산되면서 흥행 요인이 반감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 안팎에선 전대 흥행효과로 당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 전대 2주일 뒤에 열리는 7·28재·보궐선거에도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24일 당 대변인인 초선의 정미경 의원과 친박(친박근혜)계 재선인 이혜훈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안상수 홍준표 의원과 40대 소장파로 4선인 남경필 의원,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인 재선의 정두언 의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원 명단을 공개한 초선의 조전혁 의원, 김대식 전 전남도지사 후보까지 합치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모두 8명이다. 이들 외에도 5, 6명이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 전대에선 대표최고위원 1명과 최고위원 4명을 선출한다. 출마자가 현재 추세대로 나온다면 경쟁률은 2 대 1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출마자가 이처럼 난립하게 된 배경엔 불안정한 당 리더십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내 ‘지분’이 있는 거물급 인사들이 빠진 만큼 너도나도 지도부에 진출하려는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당헌·당규상으로는 이번에 선출될 당 대표가 2012년 국회의원 총선 공천을 맡게 되지만 당내에서조차 “임기 2년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친이계의 한 중진은 “누가 앞으로 2년간 정치 상황을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6·2지방선거 이후 여권 내에서 거세진 세대교체 요구에 부응하듯 초·재선 및 소장파 의원들의 출마 선언이 눈에 띄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4선 중진인 안상수 홍준표 의원의 벽을 얼마나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내대표를 지낸 안, 홍 의원은 일찌감치 당 대표 출마를 위해 수시로 당원들을 접촉하는 등 표밭을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당내에서 “소장파 후보들이 이들의 벽을 뚫지 못하면 최고위원에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초선의원 쇄신모임이 결국 초선의 대표후보를 내지 못한 배경에도 이런 현실적 고민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당 대표를 노린 안, 홍 의원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전당대회 부정을 감시하기 위해 검사 출신인 이범관 의원을 단장으로 클린경선감시단을 구성했다.

박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 이후 친박계는 24일까지도 ‘대표 주자’를 정하지 못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부산 출신인 3선의 서병수 의원은 며칠째 출마 선언을 미루고 있다. 친박계 중에서 대구·경북권의 김태환 주성영 의원과 수도권의 이성헌 한선교 의원까지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친박 진영 후보가 난립하면 친박 표의 분산으로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퍼져 있다. 박 전 대표는 아직까지 출마자들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립 성향인 3선의 권영세 의원은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친이계 이군현 진수희 의원도 이번 전대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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