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재산 공개]72%가 10억 이상… 이용훈 대법원장 47억837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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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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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법조계 고위공직자들도 경기 침체에 따른 재산 가치 하락을 피하진 못했다.

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와 검찰 등 법조계 고위 인사 198명의 1인당 평균 재산은 19억3300만 원으로 지난해(20억706만 원)보다 7406만 원 줄었다. 재산 공개 대상자 상당수가 서울 강남·서초구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데 경기 침체로 대부분 공시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법조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은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세계적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2년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 10명 중 7명은 10억 원 이상

대상자의 71.7%에 해당하는 142명이 10억 원 이상의 재산을 신고했다. 지난해 대상자 가운데 79.8%의 재산 총액이 10억 원을 넘겼던 것에 비하면 고액 자산가 수가 줄었다. 20억 원 이상도 34.4%(68명)로 지난해 37.8%보다 감소했다.

서울 강남구에 건물과 아파트를 보유한 김동오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105억2725만 원으로 유일하게 100억 원대 자산가에 이름을 올렸다. 조경란 서울고법 부장판사(89억7210만 원)와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77억8708만 원)이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가장 재산이 적은 사람은 구인회 법원공무원교육원장(1억1255만 원)으로 자녀 유학 경비 지출 등으로 한 해 동안 1억3129만 원의 재산이 줄었다.

○ 헌재-법원-법무부·검찰 순

기관별로 보면 헌재의 1인당 평균 재산이 30억722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법원(19억2760만 원), 법무부·검찰(16억9990만 원) 순이었다.

대법관 14명의 평균 재산은 22억7673만 원으로 지난해(23억100만 원)보다 줄었다. 헌재 재판관 9명의 평균 재산은 이보다 많은 25억8761만 원이었다.

재산 총액 순위에서는 법원이 단연 앞선다. 상위 10명 가운데 법원이 7명, 헌재 2명, 법무부가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검찰에서는 최교일 검찰국장이 50억 원대의 예금 등을 보유해 유일하게 3위로 이름을 올렸다. 기업을 경영하는 아내의 재산 때문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봉급 저축 등으로 지난해보다 1억4992만 원 늘어난 47억8375만 원을 신고했고 이강국 헌재 소장은 37억9010만 원,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15억2400만 원을 각각 신고했다.

○ 종교단체 기부로 재산 급감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사람은 조경란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배우자의 소득 증가와 함께 시아버지로부터 부동산을 물려받았다. 반면 독실한 불교 신자인 박한철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해 11월 노인요양시설을 짓고 있는 불교계 재단을 위해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본인 명의의 9억6800만 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기부해 재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김희옥 헌재 재판관은 ‘지식재산권’ 항목에 ‘형사소송법 연구’ 등 저서 11건을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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