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앰네스티-국가인권위, 北 인권탄압엔 왜 침묵하나”

  • 입력 2009년 5월 21일 02시 56분


국제외교안보포럼 회원인 최용호 씨가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앰네스티 한국지부 앞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앰네스티의 각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국제외교안보포럼 회원인 최용호 씨가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앰네스티 한국지부 앞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앰네스티의 각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1인시위-회견통해 ‘개성인질’ 등 문제제기… 한국앰네스티 “오해”

“북한 인권 외면하는 국제앰네스티 각성하라.”

20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제사면위원회(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앞에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 회원이자 자유청년연대 대표인 최용호 씨(40)가 커다란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앰네스티 한국지부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지나가는 이도 많지 않았지만 최 씨는 두 시간 넘게 자리를 지키며 1인 시위를 했다.

최 씨는 국제외교안보포럼을 대표해 22일까지 사흘간 이곳에서 북한 인권에 침묵하는 앰네스티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 정당한 국가공권력 행사에 대해 앰네스티가 인권 탄압이라고 본 것은 엄연한 내정간섭”이라며 “촛불시위에는 그렇게 민감했던 앰네스티가 개성공단 인질사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미국 여기자 억류사건 등 북한 인권 관련 사건에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에 대해 국제외교안보포럼은 “최근 미국 디펜스포럼재단 회장인 수잰 숄티의 초청으로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참석한 뒤 북한 인권에 대해 좀 더 공론화를 해야겠다는 취지에서 시위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노마 강 무이코 조사관을 파견해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한 뒤 “촛불집회가 전반적으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 진압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아 편향된 시각의 보고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울러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개성공단 직원 억류 등 이어진 북한 관련 사건과 관련해 앰네스티가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자 이에 대한 비판도 그치지 않았다.

앰네스티 한국지부 관계자는 “무이코 조사관이 지난해 10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북한 인권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등 북한 인권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4월 2일에도 미국 여기자 관련 보도자료를 냈는데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날 보수국민연합(대표 박찬성)과 대한민국어버이연합(사무총장 추선희)도 기자회견을 열고 “앰네스티가 탈북자 인권 등 북한 인권 문제를 위해 그동안 한 일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김정일의 반인권·비인도적 만행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의향은 없느냐”고 문제 제기했다.

또한 국제외교안보포럼 측은 “앰네스티뿐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 등 북한 인권을 외면하고 있는 다른 단체들에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각성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1년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 채택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침묵하거나 정부에 기권 또는 반대를 주문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납북자가족모임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권고해 달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지만 인권위는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진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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